치매라는 것
레이건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이후 이병에 대한 관심이 어느 질병보다 많은 것 같다. 특히 그럴 가능성이 많은 노년층에서는 심각하다..
일본 작가 와타나배 준이치는 “치매는 나쁜 것인가?” 라는 글에서, ‘알쓰하이머병은 필히 치료를 해야 하는가,’ 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치매에 대한 관심이 어느 질병보다 심각한 요즈음 참고해 볼만한 글이다.
알쓰하이머병은
“40대에 발병하는 조발성의 것이나 시도 때도 없이 뛰쳐나가는 방랑형의 것은 물론 치료를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노망(치매), 이럴테면 70대 80대에 이르러 건망증이 심하고 가벼운 치매나 때로는 이상한 행동의 조짐이 보인다고 해서 즉시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를 할 필요가 있을까?
분명히 말해서 치매는 인간의 노화의 한 형태이다. 나이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빠진다든가 이가 빠지고 근육이 노쇠하는 것과 같이 노망도 노화의 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가 빠지면 치료가 필요하듯 치매에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치매는 두뇌의 문제이다. 어떤 정교한 기계도 언젠가는 정지하듯이 이 고도의 뇌도 천천히 퇴화해 간다.
가령 어떤 노인이 어제 만난 사람을 잊고 협조성도 없어지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든다. 그 자체는 건강한 젊은이가 보면 이상이나 당사자에게 있어서는 그로 해서 속세의 잡다한 일에서 벗어나 유아독존, 자기도취에 빠질 수가 있다. 치매가 심해지면 죽음의 공포도 희박해진다는 의미에서, 치매는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오히려 바람직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치매를 일방적으로 나쁜 놈으로만 생각해서 그것을 고치려고 열심이다. 다소 치매기가 있어 황홀해지려는 사람에게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 , 흔들어 깨우고, 노망해서는 안 된다고 질책을 한다.
치매가 걸려서 곤란한 것은 당사자보다는 주위 사람들이다. 당사자는 천하태평인데 옆의 사람들이 곤란하니 자꾸만 고치려고 애를 쓴다.
분명히 말해서 알쯔하이머병의 치료는 암이나 심장병 치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병의 환자는 그다지 고통도 느끼지 않고 자기의 베이스로 살고 있는데 주위사람들이 곤란하니 치료를 하고 그 이면에는 거대한 제약회사의 타산이 움직이고 있다.
물론 가까운 사람이 치매가 걸리면 슬프기도 하고 곤란하기도 하다. 그러니 그것도 인간의 생명의 흐름의 하나로 받아들여,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어머니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생각하는 갓이 필요할 듯하다.
가령 정초에 “작년은 좋은 해였다”고 말하는 부모에게 “올해도 건강하게 잘 지냅시다”라고 대답하는 등.
병 가운데는 고치려고 하기보다 익숙해지는 것이 좋은 병도 있는 듯하다.”
치매에 대한 무조건적인 두려움보다 한번 생각해 봄직하지 않습니까?
첫댓글 좋은 글을 올려 주셨군요.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누님 건강하이소!!!
치매는 주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지 본인에게는 오히려 나은 게 아닌가 싶어요. 준이치의 말처럼 '황홀해지려는' 사람을 자꾸만 흔들어 깨워 되레 고통으로 몰아넣으려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치매에 걸린 사람과 익숙해지는 것도 힘든 일일 터이니 그것이 문제지요. 특히 병의 정도가 심한 사람일 때는.
저는 카페에서 할 일 하고 나가느라고 게시물도 자세히 보지 못합니다..
치매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요즘 저도 심각합니다.
세상만사 생각하기 나름입니다만, 고칠 수만 인다면 고치고 봐야 겠지요.
창작생활을 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덜 하다니, 거기에 기대를 걸어봅니다...휴~~~^^*
옛날 사람들은 노망이라 해서 치매를 노인들이 흔히 갖는 증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가스 같은 문화의 이기가 없고, 자동차 없으니 다칠 영려 없고, 기껏 나돌아다녀야 동네 안이니 동네 사람들 때 되면 밥 주고 졸려면 자고 밤되면
돌려보내고 크게 문제시될 것이 없었겠죠. 똥 싸서 벽에 바르고 하면 곤란하지만 그 또한 인간이 밟아가는 한 과정으로 너그러히 생각했겠죠.
치매 걸린 사람들 요양도 실내에 가두어둘 것이 아니라 농장 같은 데서 나물 뜯고 푸성귀 가꾸고 그랬음 좋을 것 같네요
치매, 그렇게 안된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니 ...
굿 아이디어, 농장에서 일을 하면 일거양득, 아주 딱이겠습니다.
이참에 우리 농장 하나 살까요? ^^*
박완서 글에 그런 얘기 있어요. 아들집 딸집을 전전하던 치매노인이 집을 나가 어느 허술한 절집에 들어갔어요. 옛날 살던 자기집으로 착각한거죠. 살림에 어눌한 비구니가 아욱을 다듬고 있었는데, "아욱 하나 제대로 다듬지 못하는 걸 보니 씻긴들 제대로 하겠나" 하며 할머니는 아욱을 다듬고 씻고 해서 국을 끓여서 두분이 오손도손 마주 앉아 밥을 먹었어요.스님은 할머니가 옛날에 돌아가신 내 어머니 같고 할머니는 스님이 내 딸 같고...그런 얘기가 나오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라 느껴졌어요, 거기서 좋은 해결책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친구가 어머님 치매를 20년 가까이 모시다 몇년전 돌아가셨는데 어머님 상태는 실로 심각했지요. 방이며 벽에--온갖--
또한 어디 갔다가도 전화가 오면 새벽에도 집으로 뛰어가는 친구를 보았지요--모시는 사람 입장에선 특히 며느리는 정말 운명으로 받아 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경지-바로 그것이었지요- 한 두어 해 고생하려니가 20년 되었다고 하더군요-
정말 어려운 병이지요--아니 병이기보다 노화현상이라 해야하나요--함께 갈 수만 있다면 그정도로 완화되는 약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좋은 글-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도 동감입니다. 요양원 보다는 흙을 만질 수 있는 농장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일단은 갑갑하지 않아야 병이 깊어지지 않겠지요. 에세이문학팀 타운하나 만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