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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최근 화학물질로 인한 폐해가 거듭 논의되면서, 화학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가 생겨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환경 오염에 화학물질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고, 마치 모든 ‘화학적인 물질’이 그릇된 것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학’과 ‘화학작용’ 그리고 ‘화학물질’은 엄밀하게 논의하면, 동일한 대상에 대해 서로 다른 층위에서 설명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화학물질이 다 유해한 것은 아니며, 그 가운데 일부의 폐해로 인해 화학물질이 지닌 무분별한 사용이 문제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화학’과 ‘화학물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화학과 관련된 정보들을 알기 쉬운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대체로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화학을 어렵게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화학은 인간의 생명 유지와 일상을 영위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설명한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책을 읽었을 때, 그러한 설명에 충분히 동의를 할 수가 있었다. 다만 그동안 언론 등에서 환경에 해로운 일부 화학물질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다루다 보니, 마치 화학이 모든 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화학이란 학문은 미래의 최첨단 산업을 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문이라 지칭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두 7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목차에서, 첫 번째 ‘화학, 모든 것을 만드는 신비한 마법’이란 제목으로 저자는 화학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역사적 기적에는 언제나 화학이 함께한다’라는 제목의 두 번째 항목에서는 화학의 역사를 짚어보면서, 인류가 발명해 낸 중요한 화학물질들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노벨의 업적으로부터 통증 치료에 널리 활용되는 페니실린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발명들이 화학에 힘입어 탄생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 생활에서 화학 아닌 것이 없다’는 세 번째 항목에서 우리 일상에 아주 깊이 자리를 잡고있는 화학 작용과 그로 인해 개발된 물질들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이, 앞으로 미래 세대에도 ‘인류를 이끄는 첨단기술 속의 화학’이 지니는 의미를 다섯 번째 항목에서 다루고 있다. 어쩌면 여섯 번째로 소개되는 ‘화학적 상상력이 스며든 영화와 소설’을 통해서, 화학이 인문학과 얼마나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이해된다. 한국 영화인 <신기전>으로부터 프랑스 작가인 베르나르의 소설 <개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에서 화학을 소재로 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여섯 번째 ‘화학이 창조해 낸 세계의 명화’라는 항목에서는, 고대의 ‘알타미라, 라스코 동굴 벽화’들을 오늘날까지 보존할 수 있었던 것도 역시 화학의 역할이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미술 작품들에 얽힌 화학적 작용을 소개한 내용도 흥미롭게 읽었다.
아마도 인문과 첨단에 화학의 역할이 적지 않았음을 강조한 저자가 가장 힘주어 말하고 싶었던 내용이 마지막 항목의 ‘화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일 것이다. 일부 화학물질로 인한 환경의 폐해만을 강조하는 것은 분명 화학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화학을 통해서 인류의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 많지만, 현재 미세플라스틱 등 일부 화학제품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인류 생활을 위협할 만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 하겠다. 따라서 화학이 가진 의미와 장점을 충분히 주지해야겠지만, 그것이 지닌 폐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과유불급(過猶不及)’에서 비롯되는 문제이니만큼, 당위적 차원이 아닌 현실적 문제로 그 폐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함께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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