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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루쉰은 중국 근대문학가로서, 우리에게는 <아큐정전>의 저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원제인 <고사신편>은 '옛 이야기를 새롭게 엮다'는 뜻이니, <새로 쓴 옛날 이야기>라는 번역이 적절하게 느껴진다. 모두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지만, 루쉰은 이 책을 수록된 작품들을 완성하는데 13년이 걸렸다고 한다. 작품의 전거는 주로 중국의 고대 신화와 고전들에서 취해 그것을 자신의 관점에서 비틀어 형상화했던 것이다.
루쉰은 기존의 권력에 비판적으로 행동했던 인물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제의 침략에도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당시 중국 민중들의 태도에도 적지 않은 실망감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일본에 유학을 하던 도중, 중국인이 매맞고 있는 데도 그것을 그저 방관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고 중국 사람들의 태도에 실망하여 의학을 그만두었다는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교육부의 관리로 재임하기도 했다.
문인으로서 틈틈히 소설과 비평 등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중국의 고전에서 소재를 취해 소설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과정에서 산출된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아마도 옛이야기를 통해서 당대 중국사회를 우의적으로 비판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이들 작품을 통해서 그속에 담긴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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