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권에서는 파인애플을 뜻하는 ‘무과수 통조림’의 에피소드의 결말과 새로운 에피소드인 ‘수라상’의 처음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전쟁에서 왼손을 잃고 상이군인으로 살아왔던 박동아와 가난함 때문에 도시로 와서 식모살이를 했던 이오목과의 사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것이 바로 ‘무과수 통조림’의 주요 내용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영화관에 취직하여 새로운 영화의 그림을 그리는 한편, 이오목과의 결혼으로 시장의 좌판으로 시작하여 마침내 자신의 가게를 갖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여기에 영화계의 인물들 사이에 벌어진 치정으로 인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해결하려는 강영진 형사와 죄를 짓고 감옥에 갇힌 방나희의 도움으로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이 전개된다. 물론 사건 해결 과정에서 이오목의 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결국 꿈 속의 세계인 ‘그승’과 월주가 운영하는 쌍갑포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서 이들의 비중이 미약한 것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전편의 주인공인 대무당 출신의 김희영의 손자와 이오목의 딸과 결연을 이루는 것으로 ‘무과수 퉁조림’의 에피소드는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수라상’은 전편에 등장했던 형사 강영진과 그에게 잡혀 감옥에 갇힌 방나희와의 결연담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수라상은 과거 왕에게 올리던 밥상을 일컫는 말인데, 이 두 사람의 결연이 수라상처럼 푸짐한 상을 받는 것으로 비유된 것이라 이해된다. 강영진 형사는 마침내 감옥에서 출소한 방나희가 현실에 정착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 거처는 물론 가게까지 차려줌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만, 사별한 자신의 과거로 인해 상대의 애정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하는 상황이다. 서로 마음이 끌리면서도 거리를 두려하는 강영진과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방나희의 이른바 밀당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13권의 내용은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두 사람의 결혼 과정과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질 것이라 기대된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