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록의 치명적 달콤함,
Michael Learns To Rock
요즘은 그들을 MLTR이라고 많이들 줄여서 부르는 모양이다. 덴마크가 배출한 3인조 밴드 ‘마이클 런스 투 락(Michael Learns To Rock)’이 그들이다. 직역을 하면 ‘마이클, 록을 배우다’라는 뜻인데, 번역도 예술이라지만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특별히 세련되게 번역할 방법이 없다. 취미삼아 카페에서 음악을 시작하던 데뷔 이전에 ‘마이클 잭슨이 록을 배우면 어떨까?’ 하는 별난 상상에서 지었다던 꽤나 촌스런 밴드 이름이 28년이 넘는 지금까지 사용하게 될 줄은 그들도 몰랐다.
데뷔 28년차를 지나는 지금까지도 한결같은 음색으로 여전한 재능과 저력을 발산하고 있는 세계적인 밴드. 데뷔 히트곡 The Actor를 시작으로 달콤하기 그지없는 Sleeping Child, 25 Minutes, Out of Blue, Breaking My Heart, Blue Night 등의 히트곡을 끊임없이 내놓으며 소프트 락을 선호하는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 층을 바탕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Michael Learns To Rock은 고교 선후배 사이들이다.
Blue Night 앨범 재킷
그룹의 리더인 야샤 리히터(보컬, 키보드 55), 미켈 렌츠(기타 50), 코어 완셔(드럼 49)등 셋이 모여 20대 중반까지 주로 덴마크의 대도시 오르후스에 있는 음악카페에서 노래하며 놀았다. 그러다 소렌 메드센(베이스)이 합류했고, 부드러운 발라드 스타일의 소프트 록을 지향하던 그들 넷은 서울올림픽이 있던 88년에 코펜하겐의 ‘댄스크 락 그랑프리(Dansk Rock Grand Prix)’에 나가기 위해 정말 목에서 피가 나도록 연습을 한 결과,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그랑프리 수상자로 그들의 이름이 호명 되었다.
그러자 녀석들 실력이 제법이다 싶었던 레코드사 몇 곳이 밥이나 한 끼 먹자며 그들에게 접근해 “세계는 넓고 벌어들일 돈은 널렸다”며 프로 전향을 적극 유도했고, 이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MLTR은 이듬해 EMI Medly 프로덕션이 내미는 계약서에 설레는 마음으로 사인을 하고는 한동안 EMI의 프로듀싱 팀과 함께 레코딩 작업에 몰두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옛 말은 오늘날 ‘아무리 개고생을 해도 소용없더라’는 자학어로 바뀌었지만, 그런 면으로 비춰보면 MLTR은 특별한 고생도 없이 크게 성공한 럭키맨들이 아닐 수 없다. 그 중심에는 마음이 연약한 이들의 가슴을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할 줄 아는 MLTR의 리더이자 건반주자인 야샤 리히터에게 내재된 시적 영감과 더불어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다듬는 연금술사의 천재성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행운의 주된 이유다.
1991년 2년간 작업한 데뷔앨범 타이틀 ‘Michel Learns To Rock’이 선을 보이면서 여기에 실린 ‘The Actor’가 4주간 덴마크 차트의 1위에 올랐고, 주로 유럽과 북미, 동남아를 차례로 석권하면서 스웨덴의 아바처럼 덴마크보다 유명한 뮤지션들로 성장했다.
1993년에 발표된 2집 앨범 ‘Colours’는 그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땅을 흥건한 비로 적셨다. 동화처럼 아름다운 가사에 솜사탕처럼 달콤한 ‘Sleeping Child’가 전 유럽과 아시아 팬들의 마음을 단번에 홀려버린 것이다. 이들이 데뷔 3년차인 94년에 이르러 월드투어에 나서자 Sleeping Child, Out of the Blue, 그리고 25분 늦은 고백에 연인을 떠나보낸다는 내용의 25Minutes 등이 유럽 및 아시아 차트를 석권하며 방송광고용 음악으로 나가는 등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두 번째 앨범만 20여개 국가에서 113만장이 팔려 나갔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1995년 3집 앨범인 'Played On Pepper'의 홍보차 내한공연을 가졌다.
MLTR 멤버들. 좌로부터 미켈 렌츠, 코어 완셔, 야샤 리히터.
2000년 소렌 메드센의 탈퇴 이후 지금까지 3인 밴드를 유지해 오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 음악적 성공 여부란 락의 본고장인 영국과 미국시장을 석권하지 않고는 논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나, MLTR은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성공으로 영국과 미국 진출의 의미를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비트가 강하고 하드한 사운드를 고집하는 이들로부터는 특별하지도 않은 음악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그런 이들은 자기가 추구하는 특별한 음악이나 계속 들으면 될 일이다. 비틀즈와 1970년대 로큰롤의 영향을 받은 그들은 지금까지 12장의 정규앨범과 수십 장의 히트싱글을 발표하며 그들만의 매력적인 사운드와 감미로운 노랫말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이들은 포크적인 요소가 강한 스칸디나비아 사운드의 편안한 멜로디, 상대적으로 편안한 영어 가사로 80년대 후반에 활동을 시작, 전성기 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쳐 현재까지 꾸준하게 음반과 공연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오늘은 달빛 아름다운 밤, 가로등 은은한 벤치에 앉아 연인들이 속삭이듯 더없이 로맨틱한 사랑의 세레나데 한 곡을 소개한다. 이들의 앨범을 다 보유할 수 없다면 잠 못 드는 밤의 자장가를 대신할 베스트 앨범 하나쯤은 꼭 있어도 좋겠다. 그들이 불러주는 노래 속 주인공은 언제나 당신이니까.
생명을 다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서로의 사랑을 의심하며 슬퍼하고 있다면, 사랑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며 슬픈 마음으로 에릭 카멘의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을 읊조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내 마음을 의지할 연인을 꿈꾸고 있는 외로운 이들 모두 이 노래를 함께 들으며 사랑이라는 이름이 지닌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기억하라. 항상 받는 사랑에만 익숙한 이들, 언제나 자기중심의 감정기복에 충실한 이들, 상대에게 아픈 말을 쏘아 붙이고는 그런 것 하나 이해해 주지 못하느냐며 짜증을 내는 이기적인 이들에게 사랑은 결코 오래 머물러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나 사랑을 쉽고 가볍게 말하는 세상에서, 정말 진실한 사랑이란 내가 필요로 할 때 상대가 곁에 있어주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를 필요로 할 때 기꺼이 그의 곁에 있어 주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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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당신은 내게 묻고 있죠. 내가 하는 모든 말들이 진실이냐고
모르세요? 나 당신을 위해 뭐든 할 거란 걸.
가끔은 당신에게 잘해주지 못 했어요. 때론 당신을 울리기도 했기에
그래서 그런 모든 것들이 미안해요. 하지만 나 약속할게요 이것만은.
푸른 밤이 내 얼굴을 뒤덮고. 세상이 어둠속으로 가라앉을 때에도
나 홀로 밤하늘의 별들만 벗 삼아 있을 때에도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단 하나의 사람이란 걸
그러니 걱정 말아요. 내 마음은 당신만을 위한 것이기에 아무도 가져갈 수 없지요
나 당신에게 이렇게 약속해요. 꿈속에서 들리는 당신의 그 목소리에
당신을 향한 사랑이 더욱 강해져 가는 이유도
내 마음은 오직 당신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Blue Night 中)
성지인. 팝컬럼니스트
Michael Learns To Rock - Sleeping Child (with Lyric)
잠자는 아이
하늘 위에선 은하수가 널 위해 반짝거리고, 잘 자라는 말을 전하려고 달님도 들렀단다.
널 위해 노래할 거야. 엄마를 위해서도. 우린 세상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도. 모두에게 우리가 걱정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거야.
아가야. 세상은 험하지만 넌 정말 행복하게 잠들어 있구나.
그래서 내가 널 보호해 주려는 거야.
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 같은 마음을 가졌다면, 싸움도 전쟁도 없을 테고,
세상엔 평화가 계속 될텐데...
만약 모든 왕과 지도자들이 네 모습을 본다면,
세상을 자기 품에 안고, 네가 노는 걸 지켜보게 될텐데...
세상은 험하지만 넌 지금 행복하게 잠들어 있구나...
Michael Learn To Rock - Blue Night
Blue Night
Lately you have been asking me, if all my words are true
Don't you know I'll do anything for you
Sometimes I haven't been good to you, Sometimes I've made you cry
And I am sorry for everything, but I promise you girl, I promise you this
When the blue night is over my face, on the dark side of the world in space
When I'm all alone with the stars above, you are the one I love
So there's no need to worry girl, My heart is sealed for you
And no one's gonna take it away
cos' I promise you girl, I promise you this
When the blue night is over my face, on the dark side of the world in space
When I'm all alone with the stars above, you are the one I love
Your voice is calling to me in my dreams
My love is stronger than it's ever been
When the blue night is over my face, on the dark side of the world in space
When I'm all alone with the stars above, you are the one I love
When I'm all alone with the stars above,
You are the one I love...
첫댓글 비틀즈와 록큰롤 그리고 스칸디나비아풍의 포크로 받은 영향이 마이클런스 투락의 성공을 가져왔군요
단 한사람을 위한 사랑의 노래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시나 그림만이 아닌 음악적 소양도 풍부하신 분이라 그런지 정확한 분석이세요.
가사의 일부를 말씀하시니 그렇지만
사랑이나 그런 건 어느 세계나 두 사람일 수는 없는 거라서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사랑의 세계란 특히 승자독식의 논리가 잔인하게 적용되는 익스트림한 분야이기도 하죠.
노래도 그렇지만 가사도 좋네요. 감사합니다..^^
한 때 pop을 많이 좋아했었고, 얼마 안되는 용돈이라도 생기면 정말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았다가, 레코드판(빽판)
을 사모을 정도였는데, 어찌 우연님이 올려주시는 음악마다 초면이고 게다가 이 그룹은 한국에 두터운 팬층을 가
지고 높은 인기까지 누렸다고하셔서 고민이 좀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그룹의 활동 시기가
제가 한창 일하느라 정신없이 살았던 때라 조금 위안은 되네요^^. 말씀대로, 그닥 하드하진 않고 소프트하고 조금
은 감미로운 음악이네요. 좋은 음악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저도 제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아무 거나 가리지 않고 집어먹는 잡식성도 같고..
누가 저더러 어떤 장르 좋아하냐면 그냥 모른다고 합니다. 정말 모르니까요.ㅎ
아마 저들이 한창 날리던 시기에 음악을 쉬셨던 과도기라 그러신듯 합니다.
많이 부끄럽네요.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90년대 초 유럽을 열광시킨 4인조 그룹 달콤한
유럽팝에 매력에 빠뜨린 장본인들...
오랫만에 감상 잘 했습니다.
락그룹중에 가장 스마트 한 마스크로 매력을 발산하며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던 그룹 으로 기억합니다.
야곱님. 잘 감상해 주셨다니 보람이 있고 또 감사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야곱님도 왠지 꽤나 근사하신 로맨티시스트이신듯 합니다.
저는 특히 로맨티시스트들을 은근히 예우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제가 그런 사람이 못 되기 때문이 아닌가도 싶더군요.ㅎ
음악에 대해 잡식성이라고 하신 걸로 압니다만 그래서 더 반갑습니다.
네? 저요? @@;
저는 잡식성보다 걸식성에 더 가깝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