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복을 털다 (외 1편)
김 보 한
뱃전에 살얼음 도네 풍랑주의보도 아랑곳 않아
한류성 저어성 어족 대구 주복엔 어림도 없어
입 소문 달랑 퍼지자 부리나케 어장을 턴다.
첫 호망 가득 채운 씨줄 따라 통통한 알 대구
아가미 피톨 붉은 새벽녘 선연한 빛깔
헛통*과 자루그물에 며칠 어황이 눈 떴네.
네 기상氣像 펄펄 튀네 거제 대구 날것의 힘줄
덕장은 늘려 있고 약대구도 한 몫 한다.
동장군 녹이는 별미 겨울진객 으뜸이네.
일품인 눈雪 본 대구맛 술렁대는 외포마을
꾸덕꾸덕 해동 볕엣 것 생대구는 저리가라네
치대고 찢은 맛에는 고소함이 넘쳐나네.
*헛통 : 정치성 어구의 구성요소인 통그물 중 어군이 일단 들어가 일시적으로 머물 수 있는 부분.
연안 통발어업
섬 중턱 안식의 터 앞 확 트인 생업의 근거지
좌편엔 두미도다 우로 보아 사천의 몸짓
빤히 뵌 사랑도 하도下道 옥려봉이 목말 탔다.
지난밤 곤한 잠에 뇌리 맑아 초롱초롱한
새벽녘 물때에 맞춰 어부와 아내 출어한다.
튀는 물 한 짐이 된 날 성기고 굵은 삶 아랑곳 않다
통발을 낚아챈다 기대 잔뜩 예감 적중
욕지 뒷등 짠물 범벅에도 괜찮다는 면전의 아내
도다리 뽈라구 통발 손놀림은 거침없다.
삼덕항 예서 얼만가 기차통을 닮은 엔진
난바다 설친 아내는 그새 깜박 졸음이 닿고
한 조금 셈을 맞춘 날 빡센 허리 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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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한 :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당선, 1987년 [문예중앙]에 시 「비둘기」 외 발표 등단.
시집 인간도 꽃이 되던가 외 다수 발간. 현재 거제대학 기계공학과 외래교수, 초정기념사업회 추진위원장.
ㅡ「시인정신」2017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