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테르체의 발달
필자는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부터 뭔가 다른 사람하고는 다르다는 사실, 뭔가는 모르지만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뭘까'. 그리고 '왜 그런가'가 늘 궁금했지만, 당시에는 그것을 분명하게 인식하지는 못했다. 그냥 뭔가가 다르다는 느낌만은 확실했다. 예컨대 어떤 문제에 이르면 벽이 가로 놓여있어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느낌, 그런 느낌이었다. 따라서 벽을 먼저 뚫어야 앞으로 나아갈 것이므로, 겉으로는 일상 문제를 풀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언제나 씨름한 듯하다. 왜냐하면 그 벽을 뚫지 않으면, 일상하는 노력으로는 풀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먼저 말하면, 일상 노력으로 풀기가 어려운 것은 영혼에 관한 문제이기 떄문에 그렇다. 그래서 영혼 발달 단계에서 어려움이 생기면, 평생 그 어려움이 간다고 하는 것이다. 그동안 필자가 한 질문, 보이지는 않지만 뭔가는 있는데' 그것이 뭘까' 역시 위 문제를 풀기위함이었다는 것도 '정신'을 파악하고 난 뒤 알게 되었다. 요컨대 정신을 파악해야 영혼의 어려움을 파악한다.
보이지는 않지만 있는 뭔가는 정신이다. 정신은 모든 물질에 내재하고, 물질에 앞서서 작동하며, 물질의 본질이다. 이 말을 한 마디로 줄인다면, 정신이 물질을 이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정신이 나의 물질인 몸을 잘 이끌도록 정신의 발달을 도와야 한다. '어떻게 도울까'가 질문이다.
인간의 정신과학적 요소는 네 가지, 육체, 에테르체, 아스트랄체, '나'이다. 하지만 크게 보아 정신이 에테르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에테르체가 중요하다. 그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에테르체는 인간의 정신과학적 요소 중 하나로 식물, 동물, 인간이 함께 공유하는 에너지, 생명의 힘이다. 생명의 힘이란 식물, 동물,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게 해준다는 의미이다. 즉 에테르체가 들어옴으로써 생명을 얻고 에테르체가 나감으로써 생명을 잃는다. 물론 식물과 동물의 에테르체와 인간의 에테르체와는 그 존재방식이 다르다. '인간은 무의식적인 충동뿐만이 아니라 기억능력 또한 에테르체에 의한 활동으로 본다'(초감각적 인식에 이르는 길, 2016, 14).
다음은 에테르체가 인간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다. 인간은 탄생과 동시 우주 에테르를 편취, 물질 육체에 장착하는 것이 생명의 시작이다. 이 편취하는 에너지가 에테르체이다. 태어나서 7년간은 에테르체가 인간의 몸을 만든다. 이런 까닭에 에테르체는 만들고 그리는 기능이 있는 것이다. 예컨대 4- 5세 무렵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만드는 경향이 에테르체의 속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7세 무렵 이갈이가 시작되면 에테르체는 몸을 만드는 기능에서 자유로와진다. 자유로와진 에테르테는 본래의 성질을 드러내면서 발달한다. 에테르 '본래의 성질이 뭘까' 생각해 보면은 모든 생명은 자유롭다, 여기에 기반한다. 예컨대 누구의 구속도 받지 아니하고, 또 상대도 구속하지 아니 한다. 또 성인이 되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해치지도 않는다. 자유로운 존재인 것이 에테르체의 속성인 것이다. 자신의 에테르체를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느낌을 이해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인간의 몸을 그 기능에 따라 세 부분으로 파악한다. 머리- 신경체계, 가슴- 리듬체계, 사지- 의지체계이다. 머리 신경체계는 태어나서 7세까지 발달하고, 가슴- 리듬체계는 에테르체의 발달로 7-14세까지이다. 사지- 의지 체계는 14-21세까지 발달한다. 따라서 7-14세 사이 에테르체가 발달하는 시기는 가슴- 리듬체계와 관련된다. 가슴은 감정, 리듬을 예술로 보면, 슈타이너가 주장하는 에테르체 교육이 예술과 종교라는 점이 이해가 된다. 여기에서 예술과 종교를 접목시키는 존재가 교사이다. 이 시기 아이들의 자아는 직접 대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간은 21세 성인이 되어야 비로소 자아가 직접 대상과 만날 수가 있다-. 여기에서 대상을 아이들이 받아들이도록 중개해주는 존재가 교사인 것이다. 따라서 교사가 예술교육, 종교교육을 해서 아이들이 받아들이므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교사가 이 역할을 올바르게 해주지 않으면 아이들의 에테르체는 손상을 입어서 더 이상 기능을 할 수가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필자의 경험이 등장한다. 요컨대 필자의 에테르체가 망가진 경험이다. 초등 2학년 무렵 필자는 담임으로부터 심한 꾸지람을 들었다. 당시 상황을 보면은 아마도 필자의 장난이 처음은 아니었던 모양, 담임 선생님은 여러 번 주의를 주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계속 장난을 치자 담임선생님이 폭발한 듯하다. 필자 역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순간 필자는 계속 이렇게 장난을 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장난을 안 칠려면 필자의 내부를 닫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왜냐하면 필자의 장난이 에테르체가 생생하게 활동한다는 증거이므로 내부의 소리를 계속 들으면 계속해서 장난을 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내부의 소리를 듣지 않을려면 내부를 닫아서 봉쇄해야 하는 것이다. 당시 필자의 취학 연령이 또래보다 한 살 어렸으므로, 에테르체 발달도 또래보다 늦었을 것이다란 짐작도 한다. 필자의 에테르체가 생생하게 살아있었기 때문에 더 활발(장난)하였을 것이다.
아쉽다는 생각은 지금도 드는데, 만약 에테르체의 속성에 따라서 예술교육이 이루어졌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떄문에, 필자의 에테르체가 망가졌고 결과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는 지금의 아이들도 절대 다르지 않다). 이제 에테르체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파악하고나니, 그 어려움이 비로소 이해가 된다. 그리고 에테르체의 발달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당시 필자가 스스로 닫은 것이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 파악하게 된 것이다.
다음은 에테르체가 인간의 발달(정신)에 하는 역할을 살펴볼 것이다. 모두가 『발도르프 치유교육, 2021』에 나오는 내용이다. 네 가지로 요약되는데, 첫째, "에테르 힘의 형성활동 가운데 대부분이 신경계와 감각계를 형성하는 임무에서 해방될 때 비로소 우리는 무엇인가를 상으로 만들어 기억하는 능력을 얻습니다(위 책, 100)." 에테르체가 몸의 구성에서 벗어나 자유로와지면(7-14세 사이), 상으로 만드는 기능을 펼친다는 말이다. 그러면 이 떄 우리는 아이들에게 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도록 제공해야 한다. 아이들의 에르체가 상으로 파악하므로 교육과정도 그림으로 제시하여야 한다. 또 상이란 상상이다. 상상할 수있도록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야 한다. 동화같은 이야기도 그림처럼 생생하게 들려줘야 하는 것이다. 반면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에테르체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결과 에테르체가 발달하기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 "새로운 에테르적 내용은 사고능력 속으로 들어가고 아스트랄 힘의 해방과 탄생은 청소년들에게 감정 활동의 토대를제공합니다(위 책 106)." 상으로 형성하는 에테르체의 능력은 아스트랄체의 탄생 시기(14- 21)에 사고능력 속으로 들어간다. 만약 에테르체가 발달하지 못했다면, 이 시기에 사고능력 속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사고 능력이란 통상 추상적인 사고를 의미한다. 예컨대 보이지 않는 사실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수학으로 말하면 삼각형, 사각형에서 발달해 나아가는 기하학, 이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에서 궁극적으로 나아가는 부분이 추상이다. 필자가 항상 추상적인 부분에서 막혔는데 그 이유를 짐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사고의 특성이 에테르체의 속성에서 비롯된다. 사고는 네가지 특성이 있는데 첫째, 에테르체는 고정된 물리적 사실들에 사용하는 능력이 있어서 그것들을 정확히 기억 속에 간직할 수가 있다. 이것이 에테르체가 물질체 안에서 특정한 구조를 형성하는 활동이다.
둘째, "에테르힘은 모든것을 유동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질적 특성이 있어서 유동적인 과정이 결코 특정한 형태가 되도로 허락하지 않는다. 이것이 인간이 개념을 가질 때 생각의 질적특성이다. 우리가 머릿속에서 그리는 특정한 램프가 아니라 램프의 원리 즉 그것만 있으면 수 백개의 램프를 만들수 있는 원리인 것이다(위 책, 104) ." 한 마디로 에테르체가 발달하지 않으면 수백개의 램프에서 개념을 만들지 못한다.
셋째, 생각을 그림으로 고정시키는 능력 덕분에 우리는 물질이 만들어낸 구조를 모방할 수 있다. 또한 그런 물리적 구조에 구애되지 않는 능력 덕분에, 형상에 이르지 않고도 형상을 만들어 내는 성질을 가진 사고를 체험할 수가 있다. 이것이 형상없는 사고인데, 형상이 없는 사고, 순수한 철학적 사유가 이에 기반한다(위 책, 104). 사고가 형상없이도 가능하다는 것도 에테르체의 속성에 있다.
마지막 사고의 역동성이다. 우리가 아이디어라고 부르는 공기와 같은 기능이다. 아이디어는 빛과 같이 번쩍이다가 사리지는 에테르체의 질적 특성이다. 그리고 열정이다. "열정은 삶의 이상을 찾는가운데 정신적 온기를 경험할 떄 발견하는 위대한 불의 활동이다(위 책, 105)."
이상이 에테르 힘이 정신활동으로 변형되어서 한 사람의 정신적 몸안에서 자아가 깨어나는 영역에 대한 설명이다(위 책, 107)." 자아는 이런 에테르체의 활동으로 깨어나서 자아가 온전하게 할동하게 된다. 만약 그 반대라면 언제나 현실에서 넘어지고 마는것이다. 이상으로 필자가 현실에서 만난 문제 대부분이 에테르체의 발달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스트랄체 역시 중요하나 궁극적으로 에테르체가 이러한 기능을 해야 자아가 사고능력을 가진다. 결과 자아가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결론은 에테르체의 발달이 중요하다. 따라서 온전하게 발달하도록 해야 한다. 필자가 그동안 겪은 어려움을 생각하면 지금의 아이들 역시 자유롭지 않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장기 아이들의 에테르체를 보호해야 합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환경, 그 자체가 이미 산만하고 공격적으로 만듭니다(위 책, 19)." 에테르체는 식물, 동물, 인간이 가지고 있지만, 동물과 인간은 아스트랄체에 의해서 교란되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어렵다. 반면 식물은 에테르체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에테르체를 이해하기가 비교적 쉽다. 식물 옆에 가만히 귀기울이면 식물의 에테르체의 움직임을 알 수가 있다. 인간이 그 속도로 움직인다면, 에테르체의 손상이 덜되고, 또 회복될 것이다.
결론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에테르체를 보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