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훨씬 두드러지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 이처럼 ‘띠다’는 표현을 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띄다’라고 해야 바르다.
‘띄다’는 ‘뜨이다’의 준말로, “남들 눈에 띄지 않게 밤중에 움직여야 한다” “눈에 띄는 복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처럼 쓰인다. 따라서 ‘눈에 띠는 미녀’는 ‘눈에 띄는(뜨이는) 미녀’로 고쳐 써야 한다.
그렇다면 ‘띠다’는 어떤 경우에 사용될까. “거리 전체가 붉은 빛을 띠고 있다”에서처럼 ‘빛깔이나 색채 등을 지니다’, “그는 중대한 임무를 띠고 미국 땅을 밟았다”에서와 같이 ‘용무나 직책, 사명 등을 지니다’는 의미로 쓸 수 있다.
‘띠다’는 또 “응원은 시간이 갈수록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에서처럼 ‘감정이나 기운 따위를 나타내다’, “진보적 성격을 띤 젊은 층에서 선호하는 후보”에서와 같이 ‘어떤 성질을 가지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