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2
2. 겨울 나들이(박완서) 줄거리
나는 중견 화가인 남편의 아틀리에에 들렀다가 딸과 남편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야릇한 질투심을 느낀다. 문득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나는 남편과 딸이 의아해하건 놀라워하건 상관하지 않고 당장 떠나겠다고 보챘다. 그것도 혹독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에 관광호텔의 온천을 전전하다 나는 우연히 호숫가에 있는 여인숙에서 하루를 묵게 된다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리는 아주머니와 연신 고개를 좌우로 도리질해대는 노파가 있는 곳이었다 노파의 도리질은 사연이 있었다. 6.25동란 당시 미처 피난가지 못한 아주머니의 남편이 숨어 지내게 되었는데 이를 실토하지 않게 하기 위해 모른다를 교습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아주머니의 남편은 어이없게 피살당하게 되고 그 이후로 노파의 도리질은 계속되었다 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다정하게 살아가는 이 고부에게 연민과 감동을 느낀다. 문득 남편이 서럽도록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아들을 만나러 간다는 아주머니와 서울에 동행할 것을 결심한다.
핵심정리
갈래: 단편소설, 액자소설, 전후소설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내화-전지적 작가시점)
주제 :6. 25전쟁으로 인한 민족적 상흔
이해와 감상 : 이 작품은 전쟁이 아직도 우리에게 유형무형의 상처와 고통으로 남아 있으며 분단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민족적 과제로 엄존하고 있음을 액자식 구성에 의해 형상화하고 있다. 6.25때 월남한 남편을 만나 결혼한 주인공 나 가 우연한 일로 가출했다가 어떤 여인숙의 여주인과 시어머니의 감동적인 관계를 통해 삶에서 가장 보람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다시 남편 곁으로 돌아온다는 줄거리이다 두 이야기가 만나는 표면적인 계기는 나가 여인숙에 감으로써 마련되지만 이 두 이야기를 보다 깊은 곳에서 이어 주는 내면적 연결 고리는 6.25로 말미암은 비극이다 겨울 나들이 는 박완서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야무지고 매섭고 때로는 지나치게 앙칼진 사회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 들려줌으로써 너그러움과 사람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이 작가의 다른 대부분의 단편들에 비해, 「겨울 나들이 는 따뜻하고 다정한 손길이 주는 안온함과 너그러움 같은 것 삶에 대한 궁극적인 애정 같은 것을 감동적으로 전해 준다.
이 작품은 이러한 표면적인 줄거리 밑에 여인숙 여주인의 이야기라는 또 하나의 속 이야기를 안고 있다 겉 이야기와 속 이야기라는 두 가닥의 이야기가 서로 겹치고 대조되는 데서 이 소설은 새로운 의미의 차원으로 뛰어오른다 두 이야기가 만나는 표면적인 계기는 내가 여인숙에 감으로써 마련되지만 이 두 이야기를 보다 깊은 곳에서 이어 주는 내면적인 연결의 고리는 6.25의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