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이륙하는 점점점 푸른 점점점점이 있다. 점점 착륙하는 점점 빨간 점 점점이 있다. 점점 반짝이는 점 점 점이 있다. 점이 있다. 점.
―강현국(1949~ )
수화(樹話) 김환기의 대표작 '어디서무엇이되어다시만나랴'는 당시 성북동 골짜기 이웃에 살던 이산(怡山) 김광섭의 시 '저녁에'에서 왔습니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 우주의 첩첩광활 속에서의 한 점 생과 인연에 대하여 공감한 수화는 검푸른 색채의 수많은 점묘를 찍으며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합니다.
여기 또한 후세의 시인이 있어 그 시와 그림을 '거울' 삼아 자신의 모습을 비춰봅니다. 전통은 이렇듯 면면(綿綿)합니다.
이 그림과 같은 시기의 대작 '우주'가 거액에 낙찰되었다고 합니다. 사후에 매겨진 깊은 고독의 값어치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