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편을 빚은 추석
쌀을 담가서 찧고
서리태콩. 밤. 깨를 갈아 속을
만들어 송편을 빚었다ㆍ
떡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지나치게
달아서 먹기가 거북해서 올해는 직접 만들었다ㆍ
그동안 송편 만들기가 번거로워서 간단하게 구입해서 추석에 떡제사를 지냈는데,
올해는 모든 재료가 다 있으니 시도했는데, 의외로 쉽다
떡제사라서 최소 송편 4킬로, 증편까지 한 판 사면 떡값으로 거금이 들었는데,
올해는 불린 쌀을 빻는데 4천원 밖에 안들었다ㆍ
돈이 문제인가?
내손으로 만들어 차롓상에 올렸다는
자부심과 가끔 혹은 자주 떡을 맛들 수 있는 자신감이 든다ㆍ
다음번에는 증편도 만들어봐야지!
고운 쌀가루를 발효시켜 맨드라미
국화를 올려 예쁘게 만드셨던 친정어머니 생각이 난다ㆍ
아이들이 일 벌인다고 반대를 해서
미리 절반을 만들어 쪄놓았다ㆍ
자기들이 사랑하는 아내가 힘들까봐
전전긍긍 하는 꼴새가 얄밉다가도
이쁘다ㆍ지들이 힘드나 내가 더 힘들지 ㆍ
여러 종류의 고물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밤이랑 콩떡이다.
밤은 구수하고 콩은 농사지은 것이니 씹을수록 고소하고 맛이난다.
완전체가 되어 부침개, 전등을 만들고 이런저런 음식 준비를 마치니 하루가 기운다ㆍ
며느리들보다 두 아들이 얼마나 부지런이 전을 부치고 차례에 올릴 이것저것을 만든다.
큰아들이 한쪽에서는 두부전, 동태전, 동그랑땡을,
작은아들은 배추, 다시마,파를 넣어 말갛게 부치는 전과 녹두전을 노련한 요리사처럼 잘 만든다.
아내들이 힘들까봐 바지런이 움직이는 아들들 덕분에 남편은 쇼파에 앉아 참관만 한다.
"내 자리를 뺏겼어. 며느리를 둔 덕분이지."
몸이 무거워진 큰며느리를 위해 이른 저녁을 먹여
작은애집으로 보냈다ㆍ형제가 사이좋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올봄에 결혼한 둘째가 하하 웃으며 나풀나풀 뛰어다니니 집안이 봄날이다
추석 날 아침.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차리고 무탈한 한 해에 조상님께 감사를 드렸다ㆍ
아이들 모두 차례에 참여하고 선산에 가서 굵은 알밤을 줍고 조상님께 절했다ㆍ
나를 이곳에 데려다 준 근원이 되는 분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이다ㆍ
아들 형제 독립하고 좋은 아내 만나서 그들의 시간을 쌓아가도록
도와주신 건 조상님의 음덕이라 믿는다ㆍ
먼 윗대의 조상님의 이야기를 또 들으며 각자의 소원을빌어본다ㆍ
큰애가 12월에 순산할 수 있도록 🙏 도와주시리라 ㆍ
2023년 추석 명절!
흐믓하게 보냈다
수 십 번 마트를 들리고, 재래시장도 다니고 음식 하느라 몸이 고달펐지만
한자리에 모이게 해주신 뿌리의 근원에 감사하다ㆍ
올해는 모든 물가가 참 비쌌다ㆍ
허술하게 묽은 시금치 한 단이 8천원, 한주먹도 안되는 고사리가 1만원, 돼지갈비가
6만, 당근 두 개가 5천원ㆍㆍㆍ
마트에서 치른 숫자가 50만원이 넘는다ㆍ
정부가 있으나 정부가 없는 실정이니 추석 물가인들 잡을 생각조차 없으니 분노가 치민다ㆍ
그래도 바른 마음으로 다시 새롭게 살고자 명절상을 차리고 흐믓하고 고맙다ㆍ
이런 마음을 가지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흘렀다ㆍ
아이들도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빚고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그 의미를
찾게 되면 간소하게 정리를 할 생각이다ㆍ
두아이 후다닥 처가로 떠난 집안은
자유가 넘친다ㆍ
너희가 힘들다고?
준비하느라 오랜 시간 공들인 부모가
훨씬 고달프단다
이제 자유다
아직도 쉴 날이 많으니
신
난
다
2023. 9.29
추석에
첫댓글 올 한해 감사드립니다. 조상님들 후손들 잘 지켜주세요.
올해 태어나는 39대 손주의 순산을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