果珍李柰 菜重芥薑 (과진이내 채중개강)(湧泉조종구)
果珍李柰 菜重芥薑 과진이내 채중개강
과일은 오얏과 능금이 진미이고
채소 중엔 겨자와 생강이 중하도다.
【훈음(訓音)】
果 실과 과 珍 보배 진 李 오얏 리 柰 능금 내
菜 나물 채 重 무거울 중 芥 겨자 개 薑 생강 강
【해설(解說)】
과진이내(果珍李柰) 과일은 오얏과 능금이 진미(珍味)이다
과(果)는 나무 열매이고 진(珍)은 보배를 말합니다. 보배란 귀하다는 말입니다. 귀하지 않으면 보배가 될 수 없지요. 이(李)는 오얏을 말합니다. 오얏은 다름 아닌 자두(紫桃)를 말합니다. 내(柰)는 능금나무 열매 즉 능금을 말합니다.
오얏(李)은 자두(紫桃)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자홍색(紫紅色)을 '자두'라 하고 청록색(靑綠色) 또는 황록색(黃綠色)을 '오얏'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국어 사전에 '오얏'을 찾아보면 '자두'의 잘못이라고 되어 있지만,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에 따르면, "오얏은 장미과 낙엽교목인데 잎은 타원형이고, 꽃은 하얗고 과실은 원형인데, 색은 자홍색, 청록색, 황록색이고 과일의 맛이 달다." 하였습니다.
채중개강(菜重芥薑) 채소 중엔 겨자와 생강이 중하도다
채(菜)는 채소(菜蔬)를 말하고, 중(重)은 존귀하다는 뜻입니다. 개(芥)는 겨자를 말하고, 강(薑)은 생강을 말합니다. 그래서 菜重芥薑(채중개강)이란 채소 중에서는 겨자와 생강이 귀중하다는 뜻입니다.
겨자는 위(胃)에 따뜻한 기운을 보내주는 약재이고, 생강은 반찬 속에 탁한 맛을 제거하여 맛을 맑게 해 줍니다. 거친 채소가 한 종류가 아니니 이 두 가지가 중하다 한 것입니다.
겨자는 불경(佛經)에도 등장하는데 식품으로써가 아니고 그 씨가 작아 최소의 형량(形量)을 나타내는 비유로 쓰이곤 합니다. 이를테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한 알의 겨자(芥子) 속에 수용한다'는 말이라든가, 겁(劫)이란 세월이 얼마나 긴 것인가를 형용하기 위하여 '개자겁(芥子劫)'이란 말을 쓰기도 합니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 이르기를 "사방 40 리의 성안에 겨자(芥子)를 가득 채우고 100 년에 한 알씩 집어내어 그 겨자가 다 없어져도 겁(劫)은 다하지 않는다." 했는데 이 비유를 개자겁(芥子劫)이라 합니다.
생강(生薑)은 식품 뿐만 아니라 한약재(韓藥材)로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생강은 몸의 냉증을 없애고 소화를 도와주며 구토를 없앤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는 생강이 위(胃)를 자극해 소화를 촉진시키고 몸에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라 합니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한다 합니다. 생강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과 쇼가올 성분이 몸의 찬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고 따뜻함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라 합니다. 따라서 생강을 먹으면 기침, 감기, 몸살, 목의 통증 등이 완화된다고 합니다. 생강의 진저롤은 메스꺼움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생강의 효능은 많습니다. 참으로 귀중한 채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