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쫑긋! 59회 정기강좌 안내
장소 : 사과나무 치과 5층 귀가쫑긋 강의실
언제 : 2015. 1. 9.(금) 오후 7시
누가 : 관심 있으신분 누구라도 참석 가능!!
강사 : 전 호 근(경희대 후마나타스칼리지 교수)
최근 『장자강의』를 탈고했으며, 아내와 함께 『공자, 지하철을 타다』를 썼다. 『번역된 철학 착종된 근대』(공저) 등을 지었고, 『역주 장자 1~4』(공역), 『동몽선습』 등을 옮겼다.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16세기 조선성리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러 대학과 고전 국역 기관에서 『논어』, 『맹자』, 『장자』, 『주역』 등의 동양 고전을 활발히 강의하면서, 고전 번역 분야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요즘은 조선의 옛 학자들, 특히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의 글을 즐겨 읽고 있다.
주제: 공자의 『논어』와 사마천의 『사기』
공자의 『논어』
공자의 제자들은 왜 두 세대 동안이나 스승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한나라·당나라·송나라·청나라의 학자들은 왜 돌에다 글자를 새기는 상상할 수 없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을까? 한 번 내뱉은 말은 허공에 흩어지고 다시는 재현되지 않는다. 애초에 그 말을 포착하기 위해 인간은 기억이라는 매체를 활용하여 긴 세월 망각의 터널을 뚫어 왔다. 그리고 그 기억을 되살려 세상에 영원한 가치를 전한 이들이 이를테면 공자의 제자들이었다.
책은 그렇게 세상에 나타났다. 그러니 그 책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의무를 넘어선 숙명에 가까웠다. 그 숙명에 따라 어떤 이들은 책의 내용을 대대로 암송하고, 어떤 이들은 수많은 제자를 가르치고, 어떤 이들은 대나무 쪽이나 목판, 심지어 돌에 새기기까지 했다.
그런데 암송하거나 돌에 새긴다고 해서 그 가치가 반드시 세상에 전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대의 사람들이 그 책을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책이라는 물리적 매체가 보존된다 하더라도 그 뜻이 전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송하는 일에서부터 돌에 새기는 일이 책을 보존하기 위한 물리적인 방법이었다면, 책을 읽고 생각하는 일은 책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문화적인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방법은 달랐지만 책을 보존하고 가치를 전하기 위한 분투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노력은 모두 문명사적 가치를 지닌다. 수천 년이라는 금지와 망각의 터널을 뚫고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 『논어』와 같은 고전은 그 존재 자체가 이미 기적이다. 이 분투의 드라마에 참여하여 새로운 문명을 일구어갈 기적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사마천의 『사기』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 아니다. 적어도 『사기』의 경우에는 그렇다. 중국 최초의 통사(通史) 『사기』는 승자의 기록이기는커녕 오히려 실패한 자들에게 바치는 헌사에 가깝다. 가령 사마천의 비극이 아니었던들 『사기』는 흔한 역사서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기록물로 남았을 것이다. 그가 목숨을 걸고 옹호했던 한(漢)나라의 장수 이릉은 패장이었을 뿐 아니라 황제의 군대를 이끌고 흉노에 항복한 국가의 배신자였다. 예나 지금이나 패자의 용기는 드러나기 어렵고, 믿음을 저버린 행위는 비난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마천은 그런 패자이자 배신자인 이릉의 용기를 세상에 드러내 한나라가 그를 버리지 않았음을 천하에 알리려고 했다. 그래서인가. 사기의 기술은 여타의 역사서들과는 서술의 순서부터 판이하다.
절반을 넘는 「열전」에서 굶어 죽은 자가 맨 앞에 서고 돈을 벌어 치부한 자가 맨 뒤에 물러서 있다. 진왕을 죽이려다 실패한 칼잡이 형가에 대한 평가는 결코 승자였던 황제 유방의 아래에 있지 않으며, 옥에 갇혀 억울한 죽음을 당한 한비가 당대의 영웅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다. 그러니 『사기』를 두고 말하자면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마천 스스로가 생식기를 잘리는 치욕적인 부형(腐刑)을 받고 구차한 삶을 살았던 시대의 패배자였다. 그런 점에서 『사기』는 승리를 구가하는 기록이 아니라 패자가 감내했던 치욕과 발분의 소산물이다. 그래서 사마천은 지나간 일을 기록하여 미래를 기약한 것이다. 오직 현재의 권력에 모든 걸 바치는 자가 다수인 이 시대에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약하는 자 누구인가.
추천도서: 『공자, 지하철을 타다』(김종옥, 전호근 저, 탐, 2004), 『열네 살에 읽는 사기열전』(전호근 저, 메멘토, 2012)
저서
1. 『한국철학강의』1, 2, (메멘토, 2015.1 예정)
2. 『장자 강의』, 전호근, (동녘, 2014.12)
3. 『동양철학산책』(공저, 방송대출판부, 2014)
4.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공저, 알렙, 2013)
5. 『유학 시대와 통하다』(공저, 자음과 모음, 2012)
6. 『열네 살에 읽는 사기열전』(이순, 2011)
7. 『번역된 철학 착종된 근대 - 우리 시대의 동아시아 고전 읽기』 (공저, 책세상, 2010)
8. 『천하를 돌아다니다 맹수레 맹자』 (삼성출판사, 2006)
9. 『함께 읽는 동양철학 - 동양철학의 숲을 거닐다』 (공저, 지식의날개, 2006)
10.『공자 지하철을 타다』 (공저, 탐, 2004)
번역 (공역)
『역주 장자』1~4(공역, 전통문화연구회, 2008)
『동몽선습』(전통문화연구회, 2002)
첫댓글 암송하는 일에서부터 돌에 새기는 일이 책을 보존하기 위한 물리적인 방법이었다면, 책을 읽고 생각하는 일은 책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문화적인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방법은 달랐지만 책을 보존하고 가치를 전하기 위한 분투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노력은 모두 문명사적 가치를 지닌다. 이 분투의 드라마에 참여하여 새로운 문명을 일구어갈 기적의 주인공은 누구인가?---우리 귀쫑에서는 논어반에서 원전 강의를 하고 있으니, 논어를 통해, 참된 앎을 통해 인식과 사고 능력의 새 지평을 열어나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내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늘 공부하기에 열심히 이신 김철수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그냥 참석해도 되나요? 논어에 관심있고, 첫 방문인데..
오늘 까페 가입했습니다.
강좌에 그냥 참석해도 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