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삭힌 깻잎 반찬
들깻잎을 삭힌 지 한 달이 되었다
누렇고 파랬던 깻잎이
소금물을 만나 노랗게 단풍이
들어 온몸으로 나트륨을 받아들여
영원불멸을 꿈꾸게 되었다
간장과 액젓 다시다물을 섞어
고춧가루ㆍ마늘ㆍ생강ㆍ파 등등을
넣어 양념장을 한양푼 만들었다
의외로 잎이 작은 깻잎들
두 세 장씩 떼어 켜켜이 양념을 얹어 세 통이 완성!
하나는 우리집
둘은 서울 장남,
셋은 둘째에게 줘야지
한 달 동안 삭히고
양념을 받아들인 시간 만큼
깊은 시간의 맛이 켜켜이 담겼겠지
재벌이 부럽지 않은 행복
차례로 쌓인 들깻잎 반찬통을
보며 흐믓해진다
내년에는 더 많이 들깻잎을 삭혀서
여름날도 꺼내어 만들어야지ㆍ
초록의 넓은 잎새를 흔들며
우리를 반기며 온밭을 고소하게 만들던 9월의 들깨밭으로
달려가 본다 🏃♀️ ᆢ
2023.11,2
프랑스자수 수업 가는 날
첫댓글 들깻잎 반찬은 만들기도 힘들지만, 오랫동안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마법이 있다^^
갓 지은 하얀밥에 척 올려서 먹으면??
두 공기는 후딱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