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불회복, 행운 난재심 (流水 不復回, 行雲 難再尋)
인생을 한번 쯤 다시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이 '추구집'에 실려 있고 그를 이해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했음을 인정하면서 전문을 올려본다.
불혹(不惑)의 나이에는 이러한 글들의 존재조차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인생은 짦고 세월은 길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추구집에 실려 있는 작자 미상의 오언시(五言詩) 流水 不復回(유수 불복회)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行雲 難再尋(행운 난재심) 떠도는 구름은 다시 볼 수 없네. 老人 頭上雪(노인 두상설) 늙은이의 머리 위에 내린 흰 눈은 春風 吹不消(춘풍 취부소) 봄바람이 불어와도 녹지를 않네. 春盡 有歸日(춘잔 유귀일) 봄은 오고 가고 하건만, 老來 無去時(노래 무거시) 늙음은 한 번 오면 갈 줄을 모르네. 春來 草自生(춘래 초자생) 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나건만, 靑春 留不住(청춘 유불주) 젊음은 붙들어도 머물지 않네. 花有 重開日(화유 중개일) 꽃은 다시 피는 날이 있으나, 人生 更少年(인생 갱소년)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네. 山色 古今同(산색 고금동)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무변인데, 人心 朝夕變(인심 조석변) 사람의 마음은 조석으로 변하네. 花香 百里(화향 백라)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人香 萬里(인향 만리)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네. 서당에서 학생이 글을 배우던 시절 천자문(千字文), 사자소학(四字小學), 유합(類合), 훈몽자뢰(訓蒙字會)를 익힌 다음,
기초를 보다 견실히 가다듬기 위해 각각의 낱 글자가 조합되어 하나의 문장으로 형성되는 문장 구성법을 심도(深度)있게 이해하도록 하는 학습 교과서의 한 종류다. 추구집은 우리 조상들이 애송한 글귀를 정선하여 뽑아 놓은 다섯 글자로 된 아름다운 시(詩)이다. 학생들이 서당에서 공부 할 때 명심조감(明心寶鑑)처럼 학습교재로 사용하여 온 한학(漢學) 교양서로, 한문(漢文)을 익힘은 물론, 우주의 삼라만상에서부터 자연의 오묘함을 일깨워 주었다. 단지 흘러간 한 시대(時代)의 사람들이 남긴 그들의 글귀만이 아니라 일생생활에 숨어 있는 지혜와 슬기를 한 구 한 구 아름답게 꾸며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애송할 수 있는 초학서(初學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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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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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따스한 봄 햇볕속에서 주말을 잘 보내셨는지요 음악소리와.
교훈글을 읽으면서 머물다 갑니다 오늘의 건조한 날씨와 초여름 날씨가 찾아온 느낌이.
환절기에 몸 관리를 잘 하시고 꽃들의 잔치가 벌어진 계절에 웃음지으면서 저녁시간을 보내시길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