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스웨덴에 새로운 직장을 얻고 정착한 저자가 바라본 북유럽의 디자인을 소개하는 내용의 책이다. 디자인을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한국의 디자인은 유행에 민감하다고 여겨져, 다양함보다는 대중적 흐름에 휩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저자는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북유럽 디자인에서 깨달은 것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려는 의도에서 이 책을 저술했다고 짐작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북유럽의 디자인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과연 ‘디자인 천국’이라 부르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하겠다.
언젠가 TV 프로그램에서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한때의 유행으로 작용하여 많은 이들이 선택한 인테리어를 소개하는 모습을 봤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일보다는 생활에 얼마나 실용적인가 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도 강조하고 있듯이, 북유럽은 다양한 모양의 단독주택이 주가 되어 그에 걸맞은 인테리어를 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획일적인 모델의 아파트가 주된 주거 형태이기에, 그러한 스타일이 얼마나 조화를 이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북유럽으로 향한 한국의 디자이너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말하다.” 표제에 쓰인 이 문장이 책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생각된다. 전체 3부로 구성된 목차에서, 1부는 ‘한국의 디자이너, 북유럽의 디자이너가 되다’라는 제목으로 한국과 스웨덴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이것이 진짜 북유럽 디자인이다’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모두 10개의 항목에 걸쳐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을 서술하였다. 저자가 소개하는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으로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친환경 디자인 등 10개의 항목으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 자전거가 보편화되어 있는 스웨덴 상황을 제시하면서, 그것이 ‘북유럽 문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아마도 저자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다양한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여 소개하는 3부일 것이라고 여겨진다. ‘누가 북유럽 디자인을 만들어 가는가 : 우리가 주목해야 할 디자이너들’이란 긴 제목을 통해 모두 20개 회사의 대표 디자이너들이 소개되고 있다. 디자인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저자의 소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아마도 디자인 전공자라면 이 내용을 통해서 얻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라 이해된다. 게임과 시계 디자인에서부터 건축과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북유럽 스타일의 정수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깨닫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북유럽 디자인의 주요 특징 만큼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