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국어, 정주리, 도솔, 1994.
우리말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다른 언어에 비해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비슷하지만 어감이 다른 단어들이 적지 않고, 특히 색채를 나타내는 표현들은 모음의 변화를 통해서 미묘하게 의미의 변화를 안겨주기도 한다. 예컨대 ‘검다’와 ‘거무스름하다’ 혹은 ‘노랗다’와 ‘노르스름하다’와 같은 예들을 꼽을 수 있다. 더욱이 그러한 표현들이 구체적인 문장에 활용될 때, 어감(뉘앙스)에 따라 의미가 미묘하게 다르게 전달될 수도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어학을 전공하는 이 책의 저자는 학교의 교육 과정에서 한국어(국어)라는 ‘과목이 문법이나 해석 위주의 딱딱하고 지루한 것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기억 속에서 ‘문법 설명보다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즐겨 하셨고, 시 분석보다는 시 낭송 시간을 더 많이 가졌’던 국어 교사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한 저자 자신의 경험이 우리말을 ‘교과서에서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아울러 구체적인 낱말을 통하여 사람들이 지닌 사고를 확장할 수 있기에, ‘언어 공부와 문학 공부가 분리된 듯한 현실을 보금이라도 극복하는 계기’로 삼고자 이 책을 기획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를 위해 ‘일상 생활과 관련된 낱말들을 소재별로 묶어’ 모두 20편의 주제로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항목에서 다뤄지고 있는 주제를 일별하면, 먼저 ‘바람’이나 ‘사람 모습’을 비롯하여 ‘꽃 이름과 새 이름’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 다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색채어’와 ‘미각어’는 물론 ‘신체어’와 ‘관용어’ 그리고 ‘인칭 접사’나 ‘친척 명칭’ 등에 관한 범주도 설정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주제 아래 의미가 비슷하거나 같은 형태로 파생한 낱말들을 포함하여, ‘서로 관련 있는 낱말들을 유기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독자들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각각의 주제로 분류된 낱말들과 관련된 문학 작품 등의 예문을 제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속담이나 관용어를 들어 소개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적어도 이 책의 내용은 다채로운 표현을 활용하여 글을 쓰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잇을 것이라고 하겠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