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의 정
노창호
한차례 비가 퍼붓고 지나간 모래내 시장 순대 골목은 촉촉히 젖어 어제밤 술 취한 이들이 무심코 버리고 간 담배 꽁초들이 어지럽게 널려 그 자태를 드러낸다.
10시가 채안된 시간에 모래내순대집 앞은 십여명의 어른들이 모여 작은 원형 프라스틱 의자에 앉아 대화 꽂을 피우고있다.
어린아이들이 낳모른 처음 만난 또래의 아이들과 짧은 시간에 가까워져 놀듯이 나이 들어 점심식사를 목적으로 모이신 낳모르던 어르신들이 쉽게 가까워져 인사를 나누고, 살아왔던 이야기들을 웃음에 담아 담소하는 모습이 아이들과 비교된다.
식당내에서는 봉사자들이 각 테이블 위 상차림으로 분주히 움직여 지고 있다.
11시반이 되어 실내 입장하신 분들이 안쪽 테이블부터 네 분씩 1조가 되어 낳가림 없이 차례로 착석하신다.
이미 이곳 분위기에 익숙하여 진 상대의 배려와 질서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간다.
오늘도 메뉴는 콩나물 순대국밥!
외롭고 힘 드시게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작하였던 무료 식사 제공이 처음에는 이십여분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안착 되어 170여분이 찾아주신다.
드시고 빈 테이블이 나올 때마다 밖에서 대기하시던 분들중 네 분이 한조되어 자리에 교체 착석 할 때, 다 드시고 일어나신 할머니 한 분!
남루한 복장에 비녀를 꽂은 할머니 모습이 본인의 어려운 생활을 타인에게 보이기 싫었던 탓인지, 복장과 외모에 최선을 다한 모습에 남들과 달리 늘 말씀이 없는 조용한 성격이시다.
그러나 오늘은 당황해 가며, 오늘 발생된 급작스런 상황을 어찌 처리 할지 불안해 하는 모습이 내 시선을 끌었다.
할머니에게 조용히 접근하여 상황을 파악한 결과 들고 계신 손가방에서 물이 흐르고 있었다.
"할머니! 어디 몸은 불편한 곳은 없으세요?"라고 물으며, 가방을 들고 당황해하는 손을 두손으로 감싸 쥐고 주방쪽으로 이끌어 간다.
큰 범죄를 저지르다 들킨 마음이신지 가방 들고 있는 손이 가늘게 떨리는 상황이 내가 잡고있는 두손을 통하여 느껴진다.
"에이! 할머니! 저에게 말씀 해 주시죠! 그럼 제가 흐르지 않토록 포장용기에 잘 포장하여 드리죠!"하는 이 한마디에 할머니 굳었있던 할머니 얼굴은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타인과 말조차 섞기 싫어 하시던 할머니의 삶을 털어 놓으신다.
집에 풍으로 거동이 어려운 할아버지가 혼자 계신단다.
이 맛있는 국밥을 넘길 때마다 영감 생각으로 넘기기가 힘들었다는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고운 마음에 내 마음이 울컥해 진다.
때문에 오늘 받은 국밥을 준비해 온 비닐봉지에 반을 덜어 가방에 넣었다는 것이다.
옆에서 엿듣고 있던 봉사자 한 분을 불러 "할머니 오시면 늘 두 그릇을 포장하여 꼭 드리세요!"라고 당부한다.
소외되어 살아 오시는 분들을 위하여 포장을 담당하였던 그 여성 봉사자는 지금도 인천자연사랑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인생의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 가고있다.
그 외로 식단 차림과 조리를 돕던 봉사자 몇분이 긴 세월 흐름에도 변함없이 나와 함께 산과 여행을 즐기는 향기나는 삶을 즐기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