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력(萬曆) 15년 정해년(1587) 7월 초10일(정유)
흐림. 새벽에 동장안문 밖으로 가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려 오문 밖으로 들어가 오배삼고두 예를 행하며 하직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광록시로 가서 술과 음식 대접을 받고 또 오문 밖으로 가서 일배삼고두 예로 감사를 표하고 물러 나왔다. 밥을 먹은 뒤에 또 예부로 가서 하직 인사를 하려 하였으나 비가 온다고 면제해 주었다. 망룡(蟒龍) 금의(錦衣)와 여러 채색 비단 등을 상으로 받았다. 병부랑(兵部郞)과 제독주사(提督主事)가 짐을 검사하였다. 앞서 제독이 시장을 연 사흘 뒤에 더 이상 화매(和買)할 수 없다고 하며 통사 등에게 패문(牌文)을 발급하였다. 이날 서반(序班) 및 통사 등으로 하여금 재삼 감사 인사를 하게 하였다. 짐 검사 의례를 행할 때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그치지 않았는데, 그 뜻은 단지 통사들을 효유하려는 의도일 뿐이었지만, 우리 일행도 듣게 되어 마음에 매우 미안했다고 하였다.
陰. 曉詣東長安門外候開, 入午門外, 行五拜三叩頭以辭. 仍往光禄寺, 受酒飯之饋, 又往午門外, 一拜三叩頭以謝而出. 飯後, 又往禮部, 將辭而以雨免。受蟒龍錦及諸色段賞賜. 兵部郎與提督主事驗包. 前者提督以開市三日之後, 不可再行和買, 有牌文於通事等. 是日令序班及通事等再三謝之。 至於驗包行禮之時, 面説不已, 其意只欲諭通事輩, 而以吾一行亦聞之, 甚爲未安於心云.
▶ 망룡(蟒龍) 금의(錦衣) : 붉은 비단 바탕에 용사(龍蛇)를 수놓은 옷으로 흔히 '망룡의(蟒龍衣)'라고 하며 임금이 입는다.
《국역 배삼익 조천록》 p192~193, 김영문(세종대왕기념사업회 국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