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감사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는 요즘입니다.
시간에 맞추어 날씨도 겨울답습니다.
뭉근히 그렇게 따뜻하더니, 요 며칠 정신이 번쩍 들게 매섭습니다
2022년 12월 하반기의 오늘,
빼앗긴 모임도 돌아왔고, 학교 수업도 돌아왔고,
업무도 돌아왔고, 예배도 돌아왔습니다.
완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강제로 벌어졌던 거리가 좁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전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제 코로나로 인해 접었던 많은 인연과, 일과 관계를
다시 생각해볼 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분주한 2022년의 12월입니다.
주여, 저희를 더 섬세하고 배려하게 하시옵소서.
올 한해를 돌아보니
늘 하는 얘기지만 참 바쁘고 분주하게 살았습니다.
바쁠 수 있어서 뭉클하게 감사했습니다.
우리에게 일거리와 자리를 허락하신
주님의 은총이었음을 깨달아, 감사를 드립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올 한해도 챙기지 못한 사람과
미진한 관계가 많았습니다.
교회도, 부모님도, 친구도, 자녀들도, 일터의 동료들도, 마을 사람들도 말입니다.
여러 관계와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 자리를 지키고 수고로 분투한 분들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20세기 위대한 인류학자인 마가렛 미드 교수는
“생각이 깊은 사람들로 구성된 작은 모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절대 의심하지 말라.
사실 세상을 변화시킨 것은
그런 모임들뿐이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고자 하는
동녘의 꿈을 생각하며
세상의 변화를 위해, 이 땅에서 만들어갈 하나님 나라를 위해
게으르지 않고 성실하게, 마지막 순간까지 기도할 수 있게 도우소서.
2022년 12월, 오늘 우리는 우리의 자리를 돌아보고 또 앞으로 나아갑니다.
박노해 시인의 시로 위로와 용기 삼아
2023년의 새 이야기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다시 꿋꿋이 살아가는 법
일단 꼬박꼬박 밥 먹고 힘내기
깨끗이 잘 차려 입고 자주 웃기
슬프면 참지 말고 실컷 울기
햇살 좋은 나무 사이로 많이 걷기
고요에 잠겨 묵직한 책을 읽기
좋은 벗들과 좋은 말을 나누기
곧은 걸음으로 다시 새 길을 나서기
주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