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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희 선생님 옛이야기 강의 6강 후기입니다. 발표수업으로는 두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후기에 대한 압박때문에 어제 수업을 들으며 노트북에 거의 속기사처럼 받아썼습니다. 그랬더니 정리가 문제네요ㅜㅜ 줄인다고 줄였는데, 잘 줄여지지가 않아서 좀 깁니다. 뭐가 중요한 지를 알아야 쳐낼텐데 말이죠^^;;
후기 쓰면서 강의 내용 복습도 되고, 손으로 치면서도 머리는 놓쳐버린 것들을 찾아내게 되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두 번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ㅋ)
제가 잘못 쓰거나 잘못 해석한 것이 있을 수 있으니 혹 발견하시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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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표자 김찬영/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그리스, 페르시아, 몽골에도 있음을 보여주며, 어떤 경로로 우리나라에 전파된 것인지 추측하고, 이 설화가 우리나라에 정착한 이유는 무엇인지, 오늘날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이야기인지 살펴보는 발표였습니다.
선생님 : 마이다스 설화는 재밌고 중요함. 그리스, 웨일즈, 터기, 인도 등에 유사설화가 많으나 중국, 일본은 없다. 왜 중국, 일본은 없는데 우리나라는 있을까?(구렁덩덩 신선비, 바리공주도 같은 사례.)
이 설화는 역사에 나오지 않은 우리 고대인들의 세계 교류를 알려주는 듯.
(참고자료-영어위키백과에서 1세기 비단길 지도. 유럽에서 요동반도 평북 충청도 전남 전북 큐슈 지나서 해안길로 가서 인도로 연결)
미술사 학자들은 신라시대 때 유럽과 교류가 있었다고 한다. 유럽과 페르시아 관련성을 열어놓고 연구해야한다고 생각하나 설화연구자들은 안 그런다. 발칸지역에서 무쇠신 모티프가 많이 나온다. 그게 증거 중 하나. 1세기 교역 지도가 엄연히 존재한다. 설화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그러나 결정적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심증이다. 아직 학술적 증명에는 한계가 있다.
박색이 결핍으로 등장하는 박씨부인 설화는 우리나라와 무슬림 지역에만 있다. 이슬람 지역 유태인만. 유태인은 나라를 잃고 전세계, 중국까지 이동해서 거주하며 그 공간의 이야기를 유태인 화소를 넣어 유태인화 했다. 유태인들은 문자 기록이 매우 일찍 시작해서 구전문학 뿐만 아니라 기록문학도 발전했다. 유태인 이야기에서 유태인 요소를 빼면 이야기의 원형을 가늠할수 있다.
청중-페르시아 서사시 쿠쉬나메 발견되어 번역되었다.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 결혼한 이야기. 신라 이야기 비중이 크다.
선생님-우리 신라라는 증거가 있는지? 고대 문헌에 신라가 우리 신라인지 확실치 않다. 학자들은 다른 신화일거다 라고 한다. 근거가 궁금... 조사를 해봐야겠다.
발표자는 마무리 말로 과제를 하며 공부하다 보니, 옛이야기는 한 번 파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서 파다보면 적당한 때 멈춰야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 교훈(?)을 얻은 발표자를 김환희 선생님은 더 깊은 늪으로 밀어넣으셨습니다^^ 아래는 친절히 알려주신 ‘늪으로 들어가는 방법’입니다.
*외국설화 검색 법 예시
-경문왕 설화는 atu782 유형 설화. type782 구글 검색하면 다른 나라 같은 유형 설화가 나온다. 다운받고, 도표화하면 됨. 출처보고 문헌화 된 것보다 구전된 자료가 더 낫다.
-구글도서(books.google.com에서) folktales 782 검색. ears 더 검색. 어느 책을 보면 되는지 알 수 있다. 어느 나라에 몇 편 있는지 검색할 수 있다.
*구전된 당나귀 귀 설화 참고자료 : 한국설화의 유형. 조희웅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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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발표자 임선복/해와 달이 된 오누이, 콩쥐팥쥐
발표자는 서정오 선생님의 ‘우리 옛이야기 100가지’ 책으로 옛이야기를 만나 재미를 알게 되었고, 각편을 찾아보고 사람들에게 들려주며 옛이야기가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와 달이 오누이에서 어머니가 호랑이에게 옷과 몸의 일부분을 하나씩 내어주는 부분과, 콩쥐팥쥐에서 “콩쥐야 콩쥐야 왜 우니.” 부분에서 울컥하는 이유를 생각하다가 내면의 어머니, 자신의 어머니,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자신을 만나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이 발표문을 읽으며 발표자도 울고, 듣는 청중도 울고, 선생님도 울고... 강의장이 잠시 눈물 바다가 되었었답니다.)
선생님- 마리 루이제 폰 프란츠의 어떤 책에서 지진 현장에서 가족을 잃었을 때 운 사람은 십년 뒤에도 건강히 살고 있었지만, 울지 못하고 아픔이 석화된 사람은 십년 뒤에도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한다. 적절한 시기에 울고 분노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청중-자기 경험으로 부모도 자식을 떨어트려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하나씩 떼어주는 과정이, 한 번에는 힘들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정신적인 탯줄을 한국어머니들은 잘 못 끊고 사는 경우가 있다. 법륜스님 법문에서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95프로는 가족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쉽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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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발표자 신승임-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해님 달님이 된 오누이<최양숙 글.그림.윤정숙 옮김/마루벌>,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고지영 그림.김중철 엮음/웅진주니어>, 해와 달이 된 오누이<김성민 글.그림/사계절> 발표자는 이 세 가지 그림책을 비교한 후 최양숙의 그림책이 가장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유 중 하나는 어머니의 당부가 들어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말고는 아무한테도 문 열어 주면 안 돼. 이 등잔불이 꺼지기 전에 올게.” 불안에 떠는 아이를 안심하게 하는 말. 이 당부는 발표자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었던 말씀이었고, 발표자가 지금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선생님- 내 판단으로는 셋 중에서는 사계절 것이 제일 좋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에게는 글이 끔찍할 수 있는데, 판화 기법이 또렷하지만 추상적인 표현이라 현실이라는 느낌을 덜 줘 공포감 감소시킨다. 웅진주니어 것은 그림이 예민한 아이는 공포감 느낄 듯 하다. 흐릿해서 아이가 스토리 파악 힘들다. 최양숙 것은 공포를 부각시킨 것이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한국 호랑이를 기리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야기에 감정이입 안하고 쓴 게 아닐까 싶었다. (작가의 '내 이름이 담긴 병'은 좋게 봤다.)
호랑이가 쫓아오는 장면을 보면, 몰래 도망친 것이 아니어서 이런 거리라면 나무 못 올라가고 잡아 먹혔을 것이다. 그 상황 속에 들어가 보지 못하고, 아이들 마음을 읽지 않고, 아이들을 대상화한 것이라 생각한다.
발표자가 말한 엄마의 약속은 주의 깊게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결국은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어긴 게 아닌가.
왜 전세계 어린이들이 신데렐라 얘기 좋아하나. 아이들이 처할 수 있는 극한 상황이 엄마가 죽는 것. 그걸 극복하고 성공한 이야기이다. 심리적으로 엄마가 안 계셔도 살 수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반면 해와 달은 엄마가 죽고 안 돌아온다. 남자 아이는 공포로 느끼는 이야기다.(오빠에게 감정이입)
발표자-최양숙 책은 아이의 기도 없이 줄이 저절로 내려온다. 엄마가 알아서 내려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생님-하늘로 가면 엄마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 우리나라 이야기는 하늘나라에서 일하지 않고서는 살수 없다. 해의 일, 달의 일을 하는 것이 성장의 의미이다. 엄마가 줄을 내려주는 것이 그런 면에서 옳지 않은 듯. 콩쥐팥쥐도 어머니 역할의 도움이 처음에는 나오지만 나중에는 사라진다.
전세계 이야기 중 가장 강력한 모성애를 지닌 이야기가 우리나라 이야기. 예-아기장수 설화, 나무꾼과 선녀 호박죽, 손없는 색시(강한 모성애로 저절로 손이 나오는 장면). 그 모성애가 올가미가 될 수도 있고 구원이 될 수도 있다. 나의 모성애가 올가미인가 구원의 동아줄인가.
질문-자기에게 더 마음에 드는 소수 각편을 채택해도 되는지?
선생님-된다고 본다. 구전보다 서사를 형편없이 만드는 게 아니라면 더 설득력 있는 쪽으로. 왜냐하면 이야기는 변하니까. 지금은 주류가 언젠가는 비주류가 된다. 스스로 설득되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의미가 있다. 보편적 화소가 설득력 있고 좋은데 살리지 못하면 문제이나, 큰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면 나에게 설득력 있게 쓰는 게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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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발표자 김미나-해와 달이 된 오누이
발표자는 자신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야기인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공부하다가 자신이 부모님에 대해 갖고 있었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과정을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호랑이에게 먹힌 어머니를 보며 ‘부모는 모성애로 자녀를 중심에 두고 자녀를 위해 애쓴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선택하여 산 것이다’라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선생님-어머니가 하나하나 먹히는 게 마음의 짐을 덜게 느꼈나?
발표자-네.
선생님-호랑이를 어머니의 다른 모습으로 봤다.
발표자-앞 발표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이해. 어머니, 나, 자녀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생활에서 생기는 부모님과의 문제에 마침표를 찍어준 이야기이다.(개인적인 이야기라 생략)
선생님-똑같은 해와 달 이야기를 보고 사람마다 다른 정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내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므로 똑같은 이야기라도 다르게 느껴진다. 옛이야기의 묘미이다.
중국판은 엄마가 자식 위치를 가르쳐준다. 나 잡아먹지 말고 우리 애들 잡아 먹으라고 한다. 모성 충만한 어머니가 아니라 비정한 어머니일수도 있다.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할 것인가는 자기에게 설득력 있는 것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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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발표자 이향지-해와 달이 된 오누이
발표자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호랑이 입장에서 다시 쓴 창작동화를 보여주었습니다.(저작권이 있어 자세한 내용은 생략^^) 발표자는 왜 이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일까 고민하다가 옛이야기를 뒤져서 억울하게 죽은 호랑이 이야기가 있나 찾아봅니다. 그러다 제주에서 내려온 해와 달의 색다른 각편도 들려주었습니다.
선생님-동화에서 호랑이를 억압받거나, 잘못 인식된 존재로 그렸네요. 억울한 호랑이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아이들은 교과서에 실린 은혜도 모르는 호랑이 이야기를 배우고 있다(토끼의 재판). 옛사람들이 들려준 이야기에는 그렇게 간교한 호랑이는 없었다. 구전민담에서 은혜 갚은 호랑이는 있어도 은혜 모르는 호랑이는 없다.
호랑이도 사라졌고, 호환마마 두려워하는 애들도 없고... 호랑이를 재조명하거나 기리는 작품들이 나와도 되지 않나 싶다. 은혜 갚고, 어리숙한 호랑이 얘기가 많이 있다.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새롭게 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잘 다듬으면 시의적절한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옛이야기를 날것으로 가져와서 현대 배경에 그냥 넣으면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옛호랑이 이야기를 잘 살려서 쓰면 좋을 듯 하다.
겉 이미지와 다른 내면의 전혀 다른 진실을 보이고 싶어한듯하다. 호랑이이든, 호랑이가 상징하는 어떤 것이든 따뜻함을 보여주는 것이. 독자에게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한국 호랑이는 왜 사라졌을까. 엔도 키미오 저)
첫댓글 우아~ 대단하십니다. 정말 현장에 있는 것처럼 즐거운 공부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발표를 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지.... 저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를 다시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성은 올가미인가? 구원의 동아줄인가?
고민하면서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봐야겠네요.
자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기억의 빈틈 덕분에 티나지 않게....
마구 쏟아놓은 이야기를 이렇게 정리하기가 어려운데, 수고 많으셨네요.
그 시간의 분위기도, 했던 이야기를 통해 선생님께서 짚어주신 말씀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