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의지를 펼칠 때에는 객관적 세계와 제가 더 이상 구분되지 않습니다(청소년을 위한 교육예술, 2023, 50)."
필자는 학창시절에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하는가'가 늘 궁금했다. 그런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또 어떤 책에서도 답을 찾지 못했다. 물론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고는 하였지만, 그건 필자가 찾는 답은 아니었다. 조야하게 말하면 '열심히'란 의미를 찾은 것이다. 학창시절이 다 지나도 찾지 못한 답을 역시 슈타이너에게서 찾았다. 그 답이 위 문장이다. 왜 그런가가 질문이다.
역시 필자의 경험이다. 먼저 말하면 필자가 이 정도나마 정신을 찾고자 노력을 하는 것은 순전히 필자의 어머니 덕분이다. 지금도 잊지 않는 기억으로, 필자가 초등학교(5학년 무렵인 듯)를 다닐 때 일이다. 그 당시(1960년 대)는 가난한 사람들이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집집마다 방문판매를 하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다. 어머니는 그런 아주머니들이 오면 물건도 가끔 사지만, 물건은 안 사더라도 음료수, 심지어는 밥 등등 하나라도 꼭 대접을 하셨다. 그래서 그 날은 밥을 대접한 날인 듯, 필자가 어머니께 여쭤보았다. "왜 그런 사람들에게 밥을 주나요"라고. 하자 어머니께서 '불쌍한 사람들에게 그러면 못쓴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잘 대해 줘야 한다'고 말씀하신 듯 하지만. 당시 필자는 어머니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일로 필자의 마음이 우주로 넓어진, 우주와 하나가 되고자 하는 계기가 된 듯하다. 물론 요즘 든 생각이다. 이 역시 슈타이너를 공부했기 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인간의 발달단계로 보면 초등시절(7-14세)이므로 에테르체는 탄생했을 것이고, 자아가 자신과 다른 존재들을 이제 조금씩 구별을 하는 시기이다. 다른 사람과 내가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구별하면, 나는 그 사람들을 사랑하거나, 또는 잘 해줄 필요가 없다던지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요컨대 자아가 막 깨어나는 시기이다. 이것이 필자의 무의식에서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그런 시기에 어머니께서 그런 말씀과 행동을 하셨기 때문에, 필자의 마음(무의식)에 그런 상이 저장될 수가 있었다. 인간의 무의식에는 말과 행동이 저장되는 것이 아니고, 에테르체가 받아들인 상이 저장된다.
다음은 당시 필자의 무의식에 저장된 상의 중요성이다. 초등 시기는 에테르체가 탄생해서 활발히 움직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특히 부모님과 같은 영향력있는 분의 말씀과 행동은 에테르체에 그대로 저장된다. 당시 필자의 에테르체가 탄생을 했기 때문에 저장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에테르체에 저장된 상은 어떤 상황에 이르면 끊임없이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올라와서 어떤 일을 할 때 방해를 하거나 도움을 주는 등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그런 듯 필자가 길에서 구걸하는 사람을 보면 무의식에서 '그들을 도와라'하는 메세지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돕는데, 통상 초등시기에 배우면 평생 잊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이와 같이 상으로 저장되어서 평생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삼라만상 모든 존재가 다같은 존재, 하나이다'는 정신의 근본 속성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정신을 탐구하거나 정신에 입문할려면, 반드시 이 속성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려면 이 속성이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또 내가 정신에 대해서 공부할려고 해도 이런 속성이 자신의 소프트웨어(무의식)에 깔려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물질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도 깔려야 한다 물질의 이면이 정신이기 때문에 정신을 파악해야 물질사회에 살아가기 때문이다. 물론 깔려있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것이 인간이기는 한데, 다행히 필자는 그런 프로그램을 적절한 시기에 다운받을 수가 있었다. 한 마디로 이 시기 부모님의 삶이 아이에게 그대로 다운된다는 이야기이다.
세 번째가 위 문장이야기이다. 인간이 의지를 펼칠 때에는 자신과 객관적 세계와 구분되지 않는다는 말은, 객관적 세계와 하나가 되었다는 말이다. 의지는 어떤 힘이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와 하나가 되어야 의지가 발현되는 것이다. 더불어 모든 존재가 살아가는 힘이 우주로 부터 나오기 때문에 즉 객관적 세계가 우주 세계이다. 요컨대 객관적 세계란 어떤 타인이 아니고, 모든 존재 즉 우주 세계이다.
결론은 인간이 의지를 낼려면 모든 존재와 하나가 되어야 하고, 그럴 경우 우주의 힘을 받는다. 이 힘이 바로 불가능이 없는 힘이다. 예컨대 이순신 장군의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사는 그 힘인 것이다. 문제는 내가 그런 힘에 연결되느냐이다. 결론은 그 힘이 자신의 무의식에 나온다는 것이다. 그럴려면 먼저 자신의 무의식에 그런 프로그램이 저장되어 있어야 하고, 이는 곧 모든 존재를 나와 같은 존재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초등 시기 에테르체가 탄생해서 자유로와질 때, 그리고 자아가 다른 존재를 구별하는 시기에 아이의 무의식에 저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요컨대 내가 의지를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프로그램을 다운받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하지만 정신은 지금 바로 눈을 뜨면 밝아지므로 지금 바로 그런 프로그램을 스스로 다운받을 수가 있다는 것또한 정신의 속성이다.
내가 의지를 내는 순간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도 모르게 아랫배에 힘을 주게 되고 이어서 사지에 힘이 들어간다. 이것이 객관적 세계 나 밖의 세계에 연결되는 상황이다. 나아가 우주에 연결되면 그야말로 불가능이 없는 그런 힘이 솟아 나온다. 나 밖의 존재에 연결되는 것과 우주에 연결되는 그 차이는 자신의 마음 크기에 달렸다. 내가 이 일을 나를 위해서 하는가와 모든 사람을 위해서 하는가에 달린 것이다. 이 일을 하는데 우주의 힘이 필요하면 우주에 연결될 것이고, 나만을 위하면 그만한 힘에 연결되는 것이다. 결론은 이런 힘이 초등 시기에 자아가 대상을 구별할 때 무의식에 저장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자신의 정신의 발달 그 상태에 따라서 현재 자신의 삶이 이루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므로 주제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까'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고 할 수가 있다. 공부도 의지를 내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만, 물론 다른 일도 그럴 것이다. 자신이 객관적 세계와 하나가 되었다면, 의지가 나올 것이므로 공부를 잘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이런 프로그램을 다운받는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공부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려움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누구라도 무의식에 이런 프로그램이 깔려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와 같이 정신(영)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는 감정에서 의지로 실제 전환이 이루어지는 곳마다 실제 영(정신)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인간,혼,영에 관한 지혜, 2023, 217)." 무의식에 이런 프로그램이 깔려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무의식에 저장된 정보(상)를 의식세계에서는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신이 타인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타인에 대한 감정이 타인으로 생각해서 절대로 피해를 안 볼려고 하거나, 오히려 타인을 이용할려고 한다면, 결국은 그런 생각이 자신을 해롭게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결론은 타인에 대해서 포용하는 감정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사실은 자신의 정신, 무의식에 저장된 프로그램이므로 현실세계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된다. 현실에서는 현실의 법칙이 있고, 정신세계는 정신세계의 법칙이 있다. 그러므로 이 두 세계를 잘 구별해서 삶을 영위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무의식의 정신세계가 자신을 지배하므로 자신의 무의식세게를 살펴보는 것, 자신의 정신세계에 해를 끼치는 말과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결론은 자신의 정신을 파악해서 자신의 정신 수준을 알아야 한다. 정신이 보이지 않아서 어렵겠지만, 자신의 정신 수준을 알면 현실에서 대처가 가능하다. 자신의 정신 수준을 알면 타인에 대한 불만도 너그럽게 이해를 할 수가 있고,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알면 타인도 나와 같은 존재이므로 타인을 알게 되는 것이다. 손오공이 자신의 손바닥위라고 한 이야기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고 한 말도 결국은 같은 의미이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신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