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경씨 대신 포은초 병설 유치원에 다녀왔다.
숙경씨가 평소에 자기를 "사슴뿔 숲에 사는 빨간여우 책읽어주는 선생님"이라고 여우귀 머리띠를 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그냥 사람 친구라 하기엔 좀 애매한 듯하여 ㅎㅎ
"사슴뿔 숲에 사는 빨간여우 책읽어주는 선생님"이 일이 생겨서 대신 왔고,
"사슴뿔 숲에 사는 빨간여우 책읽어주는 선생님" 친군데,
"살랑살랑 고개에 사는 꿀벌 책읽어주는 선생님"이라고 인사했다.
6세반
<구덩이에서 어떻게 나가지?/다카바다케 준/북뱅크>을 읽었다. 듣는 자세가 좋았다. 생쥐가 고양이를 당기면 구덩이에 다시 빠진다고 했다. 역시 6세는 똑똑했다. 듣는 자세가 좋았다.
갑자기 한 친구가 나를 본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TV에서 봤단다. ㅎㅎ
<한 마리 여우/케이트 리드/북극곰>을 읽었다. 좀 어린가 싶었는데 잘 듣는다. 다 읽고 한 아이가 둘이 뭐였지요? 묻는다. 다른 아이가 눈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셋을 뭐드라? 닭이야. 아이들끼리 묻고 답하고, 열까지 갔다. 다행히 답을 누군가는 알고 있었다.
<강아지와 염소새끼/권정생/창비> 좀 지겨워 했다.
다음주에는 "사슴뿔 숲에 사는 빨간여우 책읽어주는 선생님"이 오실 거라고 했다. 꿀벌 선생님도 오라고 해서, 빨간여우 선생님이 못올 때 오겠다고 했다.
5세반
두 눈을 똥그랗게 굴리면서 물었다. "머리 잘랐어요?" 깜짝 놀랐다.
다른 아이가 묻는다. " 안경 바꿨어요?"
또 다른 아이가 묻는다. "머리 잘랐어요?"
아하하하하 "머리 자른 것 같아요?" "안경이 바뀐것 같아요?" 다시 물어보니.
다른 아이가 "다른 사람이에요?" 한다.
저 위에 "사슴뿔 숲에 사는 ~~~~ 꿀벌 책읽어주는 선생님"이라고 인사했다. 정말 긴 인사말이라 사실을 한참을 외웠다. ㅎㅎ
"그런데 여우귀는 왜 없어요?" 해서 "여우귀는 깨끗한 물에 씻어 놓는다고 빨간여우 선생님이 말씀하셨잖아요." 했다.
"꿀벌 날개는 왜 없어요?" 해서 "꿀벌 날개도 씻어 두고 왔어요" 했다.
"꿀벌 침은 왜 없어요?" 해서 "꿀벌침이 뾰족해서 친구들 찌를까봐 두고 왔어요" 했다. ㅋㅋㅋㅋ
<파닥파닥 해바라기/보람/길벗어린이>를 읽었다. 한참 읽는데,
"아파요?" 또 심각하게 묻는다.
아~~ "빨간 여우 선생님이? 아프냐고?" 했더니, "네" 한다.
아이고.... "아니 아니 안아프고 건강해요. 걱정마요."
다른 아이가 "힘이 들어요?" 한다. " 아니 아니 빨간 여우 선생님 안 아프고, 안 힘들고, 아주 건강하고 잘 있어요. 다음주에 올거에요." 했다. 숙경씨 아플까봐 힘들까봐 그래서 못 왔을까 걱정했다. (숙경씨 아프면 힘들면 안되겠어요 ㅎㅎ)
<별낚시/김상근/사계절> 지금까지 읽은 별낚시 중에 가장 지루해 했다.
숙경씨가 와야 하는 것 같다.
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후기를 꼼꼼히 읽었는데,
막상 아이들과 책을 연결하는 일은 어려운 것 같다.
첫댓글 살랑살랑 고개. 꿀벌...ㅋㅋㅋㅋ 너무 창의적이라...^^ 우리는 재미있고 애들은 그런가... 하고 ㅎㅎ 연희씨 재미있는 후기 고마워요♡
감동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