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밭의 배추가
김치냉장고로 들어갔다
( 2023. 김장을 하다 )
밭에 심어서 애지중지 키웠던
배추를 뽑아
다듬고
절이고
씻고
농사지은 고춧가루
파ㆍ마늘ㆍ갓ㆍ생강ㆍ무ㆍㆍ
믿을 수 있는 가톨릭성당에서 파는
멸치액젓과 새우젓을 넣어
영양 가득하고 신선한 속배기를 만들었다
전에는 배추를 좀 심었어도 절임배추를 사서 김장을 했다ㆍ그만큼 김장의 절반은 배추 절임이다ㆍ밭에서 배추를 뽑아 다듬고 소금으로 절임하는 일들이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작업이다ㆍ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오로지 자급자족으로 김장을 하기로 결정했다ㆍ몸을 바지런이 움직이는 만큼 정성된 김장이 됨을 알기에 말이다ㆍ
주변의 지인들은 대부분 김장을 하지 않고 사먹는다고 한다ㆍ전에는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만든 맛난 김장을 나누어 주곤 했는데, 이제는 주지 않기로 했다ㆍ
충분히 만들어도 될 여건인데도 귀찮고 움직이기 싫다며, 그 시간에 여행이나 다닌다고 하니 슈퍼에서 사먹으면 되겠지ㆍ
숱한 날들 중에 왜 꼭 김장하는 날
놀러가야 할까? 김장도 시기가 중요하거늘ㆍ
가을 배추와 무는 그냥 먹어도 좋을 만큼 달고 영양가도 충분하다ㆍ1년을 두고 시간에 따른 깊은 맛을 맛보는 든든한 김장!
풍성한 가을끝에 겨우내 먹을 양식인 김장, 아무리 먹거리가 풍부한 세상이라도 내 손으로 정성껏 만든 김장 만큼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반찬이 또 있을까?
김장하는 날은 잔칫날이다ㆍ
우리 아들 형제는 유년에 외가에 가서 들판을 뛰놀다가 할머니 감독하에 친척들이 시끌벅적 김장하는 날은 너무 즐거웠단다ㆍ좋은 추억은 아이들의 삶에 자양분이 된다ㆍ명절은 명절답게 가족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날이 되고, 생일은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날이다ㆍ
의미있게 지내는 이런 날들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삶을 뵈주는 기회가 된다ㆍ
올해는밤중에 일어나 절인 배추를 뒤집어 씻어놓으니 집안에 노랗고 초록의 배추꽃들이 온 집안에 가득 피었다ㆍ이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까?
아침 일찍 귤 한상자를 들고 작은애 부부가 와서 하하호호 즐겁게 김장을 뚝딱 했다ㆍ
온밭의 배추가 김치냉장고로 다 들어갔다ㆍ정성껏 키운 배추와 무가 너무나 많을 줄 알았는데, 동치미와 김장으로 담갔더니 큰항아리를 채우고 김치냉장고를 채웠다ㆍ놀라운 변신이다ㆍ
손수 절인 배추에 켜켜이 속을 넣어 김장을 마무리했다ㆍ
손이 빠르고 눈썰미가 일단인 둘째 아들과 소희 덕분에 뒷정리까지 일사천리로 했다
점심으로 먹었다ㆍ아들 내외와 셋은 부지런이 배추속을 넣고, 그이는 심부름을 해주며 밥이랑 수육을 했다ㆍ즐겁게 일하고 수육과 배추를 쌈싸 먹으니, 눈을
흘기며 먹기에 일품이다ㆍ
아이들이 함께 해줘서 쉽게 김장을
했다ㆍ리듬이 넘치고 신났던 시간이었다ㆍ이제 우리는 아주아주 부자가 되었다ㆍ
쌓아놓은 김치통을 보며 흐믓흐믓
이렇게 넉넉할 수가!
2023.11.19
큰아들과 며느리 덕분에 알았다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 인 걸
배추절이기ㆍ밭에서 뽑아 정리한 배추를 소금물에 풍덩 하고, 소금을 머리 부분에 넣어 절인다
초록의 겉잎이 노오란 고갱이를 품은 모습은 환상적이다
제천ㆍ충주 두곳의 밭에서 뽑아온 배추는 50여단. 크기가 아담하다
절임배추 4 박스 양이다
잘 절여진 배추를 깨끗하게 씻었다
소금물 퐁당 후에는 켜켜이 소금을
넣고
잠시 안마기에 앉아 쉬는가 했더니
얌전하게도 잔다ㆍ우리 남편 ㅎ
모든 재료 완성. 씻고 썰고ㆍㆍ
대파를 썰면서 한참을 울었다
매워서
참 선명한 색깔의 배추
하하 호호 낄낄 ᆢ둘째 며느리 소희가 있으면 늘 명랑하다ㆍ
심부름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준 사람은 누구?
김치통에 완성된 김치가 차곡차곡
채워지고
완성이다!
일년에 꼭 하루 김치냉장고는 휴일
깨끗이 비우고 촛불을 켜서 소독하고ᆢ고맙다 우리 엄마가 사 주신 냉장고야~♡♡
첫댓글 김장 하는 날은 훈훈하고 넉넉해진다ㆍ빈통을 가져와 채워가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