坐朝問道 垂拱平章 (좌조문도 수공평장) (湧泉조종구)
14. 坐朝問道 垂拱平章 (좌조문도 수공평장)
【本文】
坐朝問道 垂拱平章 좌조문도 수공평장
조정(朝廷)에 앉아서 대도(大道)를 물으니
조복(朝服)입고 팔짱껴도 바른 정치 이뤄졌다.
【훈음(訓音)】
坐 앉을 좌 朝 아침 조 問 물을 문 道 길 도
垂 드리울 수 拱 팔짱낄 공 平 바를 평 章 글 장
【해설(解說)】
좌조문도(坐朝問道) 조정(朝廷)에 앉아서 대도(大道)를 물으니 천자가 조정에 앉아서 치도(治道)를 묻는다고 할 때 좌조(坐朝)에는 다음과 같은 격식이 있다고 합니다. 《예기(禮記)》』의 「곡례 하」에 이르기를"제후가 알현하는 것은 계절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봄에는 조(朝)라 하고. 여름에는 종(宗), 가을에는 근(覲), 겨울에는 우(遇)라 한다." 천자는 이렇게 늘 조정에 앉아서 어진 신하를 가까이 해 어떻게 하면 나라를 잘 다스릴 것인가를 물었다고 합니다. 그 도는 무엇일까요?
문도(問道)는 나라를 다스리는 치도(治道)인 대도(大道)를 묻는다는 뜻입니다. 《논어(論語)》「이인편(里仁篇)」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조문도석사가의(朝楣夕死可矣)라" 했습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 씀입니다. 공자께서 도를 듣고 바로 죽을 만큼 중요한 도는 인의지도(仁義之道)겠지요. 이 인의(仁義지도) 대도(大道)입니다. 이와 같은 대도가 바탕이 되어 국기(國紀)가 바로 선다면 국태민안(國太民安)할 것입니다.
수공평장(垂拱平章) 조복(朝服)입고 팔짱껴도 바른 정치 이뤄졌다.
수(垂)는 늘어뜨리다의 뜻이고 공(拱)은 팔짱끼다의 뜻이니, 수공(垂拱)은 '옷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끼다'의 뜻입니다.
평(平)은 바를 평, 다스릴 평이고, 장(章)은 '글 장'보다는 '밝을 장'의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평장(平章)이란 '바르게 밝게 잘 다스려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수공평장(垂拱平章)은 조복(朝服)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끼고 있어도 밝게 잘 다스려 진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옷을 늘어뜨리고 팔짱을 껴도 나라가 잘 돌아가려면 조정에 앉아서 끊임없이 현신(賢臣)으로부터 치국(治國)의 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국방도 튼튼히 하면서 말입니다. 이러한 명군현신(明君賢臣)을 만나면 그 나라는 틀림없이 부국강병(富國强兵)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앞서 은의 주왕(紂王)이 황음무도하고 잔인하여 백성을 핍박하고 현신을 함부로 대하고 간언을 듣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잡아 죽이어 백성은 도탄에 빠졌고 정치는 무너져 있었습니다. 이에 주(周)나라의 무왕(武王)이 일어나 은나라를 정벌하였고 주왕은 결국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은(殷)나라를 정벌한 무왕은 민신 수습책에 들어갔는데 당시 은나라의 수도는 조가(朝歌)였는데 주왕의 아들 녹부(祿父)를 찾아내어 조가에 봉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망국의 설움을 안고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그래도 의지처가 되라고 베푸는 무왕의 배려였습니다. 그리고 창고를 열어 쌀과 곡식을 나누어 주고, 억울한 사람을 풀어 주었으며, 억울하게 죽은 충신ㆍ현인의 묘를 마련한 후 돌아갔다고 합니다. 무왕이 돌아간 수도 호경(鎬京)은 이제 천하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덕이 있는 자를 뽑아 정치에 참여시키고 인덕(仁德)에 의하여 정사를 베풀었다고 합니다. 무왕이 이러한 정사를 베풀었던 것은 강태공(姜太公)이라 알려진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商)이라는 어진 신하가 있어 무왕을 도와 잘 보필했던 덕택이라 할 것입니다. 백관(百官)은 공평무사(公평無私)하고 모든 일에 질서가 정연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수공평장(垂拱平章)인 것입니다.
천자가 이렇게 현신(賢臣)을 가까이 해 치도(治道)를 묻는다면 나라가 부강해질 것이나 간신(奸臣)을 가까이 해 황음(荒淫)에 빠져 언로(言路)를 막고 백성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백성은 도탄에 빠지고 정치는 혼돈속으로 빠져들어 결국 망국(亡國)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