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하나님,...세상의 죄를,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죄 때문에 십자가의 달리신 예수님이 간절히 생각나는 시간입니다.
열심히 18시간 일하고 졸음을 참아가며 일해도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화물연대의 노동자는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서 죽을 거 같아서 파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그 누구도 듣지 않습니다. 그들의 파업 때문에 경제가 나빠졌다고 비난하며 죽으라고 합니다.
이태원 골목에서 선채로 죽어갔던 그 눈 맑은 젊은이들은 ‘난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 책임이 없다’는 권력을 가진 자들 때문에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가 없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자식 잃은 부모들은 울화가 치밀어 오르고, 절망에 가까운 절규에 몸서리쳐집니다. 국가가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는데, 우리들은 다 아는 사실을 그들은 뻔뻔하게 부인합니다. 어이없는 죽음을 바라보며 우리도 그렇게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입니다. 국가는 우리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내팽개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시간들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작자는 입만 열면 전쟁이 일상인 것처럼 선제공격을 기본으로 막말을 합니다. 휠체어를 타는 몸이지만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일상을 살고 싶어 국가가 그 길을 열어달라고 20년 동안 절규하며 외쳤을 뿐인데 그들의 절규를 듣기보다는 교통체증과 지하철사고의 모든 책임을 장애인 단체 회원들에게 몰아 국가는 폭력을 행사합니다.
노동을 하며 소소한 일상을 이어가는 시민들은 노동의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어디에도 사람을 위한 국가는 없고, 정책도 없고, 법도 없습니다.
주여, 이런 나라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야하는 우리들을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들의 목숨 값으로 재산을 모으는, 법으로 사람들을 옥죄어서 모든 권력을 누리는 그들에게 주님의 저주를 퍼부어 주시옵소서. 그들의 세포하나하나에 저주가 닿아 다시는 인간을 업신여기고 돈버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게 하시고 인간의 피를 말리는 그들이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해주시옵소서.
주님은 치유가 필요한 곳에, 평화와 사랑이 필요한 곳에 오신분이십니다. 그런 주님을 믿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께서 우리들의 삶을 온전히 펼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사랑과 평화의 씨앗이 담김 동녘을 통해 우리들의 소소한 삶을 누리게 해주시옵소서.
가여운 우리들을 서로 불쌍히 여기며, 위로하고, 아픈 상처를 서로 보듬으면서 주님의 나라를 기다리게 해주시옵소서. 주님의 나라는 나약한 사람들이, 여린 사람들이,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이,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임을 믿게 해 주시옵소서. 주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