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곡으로 정말 아름다운 곡입니다. 첼로 독주곡이지만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맛이 나는 곡입니다.
묵직한 저음 위로 끓어오르는 슬픔의 선율이 여리게 혹은 세차게
끊일 듯 이어질 듯 반복되는가 하면, 가슴 저미는 애잔한 슬픔의
선율이 잔잔한 호수처럼 흐른다.
이 연주곡은 베르너 토마스가 이끄는 쾰른 필하모닉 6 첼로 주자가
첼로 합주로 편곡 연주한 아름다운 연주입니다.
다시금 그 슬픔은 격정의 순간을 가까스로 참기를 여러 번 거듭하다가
마침내 전율 할 정도의 세찬 고음으로 슬픔의 격정에 몸서리치게
만든다. 이윽고 그 슬픔도 힘을 잃고 차라리 고요함 속으로
사라지며 평온히 잠이 든다.
어떻게 슬픔을 이렇게 다양하게, 깊고 높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절제된 슬픔의 선율이, 슬픔의 힘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
신비로웠다. 버림받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 버림받은 자의 슬픔을
노래하는, 버림받은 것들의 벅찬 기쁨과 아름다운 슬픔이
몸 속 깊이 스며들었다.
아래 사진은 쟈클린 뒤 프레 22세, 바렌보임 25세 되던 1967년 4월
그야말로 꽃 같은 청춘 어느 봄날,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연주를 앞두고
녹음의 리허설 사진으로 짐작되는 1967년 4월의
사진인데, 그 해 두 사람은 결혼했다.
다른 작곡가의 첼로협주곡과는 달리 하이든의 첼로협주곡에는
그늘이 안 느껴진다. 마냥 밝기만 하다.두 사람의 앞날에
드리워질 어두운 운명의 그림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흐르는 이 곡은 베르너 토마스(Werner Thomas)라는 젊은 첼리스트가
오펜바하의 미발표곡을 찾아내어 "쟈클린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여
비운의 여성 첼리스트 쟈클린 뒤 프레에게 헌정한것이라는 설을
정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르너 토마스가 발굴한 곡이어서인지 그의 연주가 이 곡을 가장 아름답고
적절하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곡은 "쟈클린 뒤 프레"의 생애를 알고 듣게 되면 이 곡의 느낌을 더
절절하게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오펜바하가 그녀를 알지도 못하고 지은 곡이지만 말입니다.
짧게 그녀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녀는 어릴때부터 "거장급의 천재 소녀"
"우아한 영국 장미"라는 칭송을 받은 천재 첼리스트 였습니다.
그녀는 황금시기인 23세때 유태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을 사랑하여 결혼했으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6살때부터 희귀병인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병을 앓게되어
남편과 첼로로부터도 버림을 받게 되어 42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가 병으로 고생할때 남편과 사람들은 바쁘고
귀찮다는 이유로 병든 그녀를 떠났습니다.
몸이 굳어가면서 움직일수 없는 그녀가 할 수 있는것이라곤
지금도 명반으로 꼽히는 그녀 자신이 연주한 엘가의 협주곡을 멍하니
듣는것 뿐이었습니다.
그를 버린 남편 다니엘 바렌보임은 그녀가 죽은뒤에도 한번도
그녀의 무덤에 가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는 그의 어머니의 무덤에도 가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 거장들의 모든 첼로곡은 다 연주했을 터이나 정작 재클린 본인은
자신을 위한 이곡은 연주는 커녕, 들어보기는 커녕,
이 곡의 존재도 모르고 떠났다고 하니, 누가 지니고 있던 그녀의 열정과
사랑이 담긴 그리고 슬픔이 절절이 녹아들어가 있는
그녀의 "스트라디 바리우스"로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곡을...
지하의 재클린에게도 들려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첫댓글 참 슬프기도하다. 사연도 선율도...
오늘 아침 출근길에 클래식 FM 신윤주 아나운서가 들려준 곡인데, 사연을 알고 들으니 더 절절하지? 모든 예술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접하면 더 재밌지만 음악은 특히 더 그런 거 가터...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용재 오닐이 까메오로 출연해서 비올라로 이 곡을 연주했었는데 혹시 보셨는지.. 그 기억이 나서 용재 오닐의 비올라 연주 파일을 수소문해보았는데 올라있는 게 없더라궁... 그런데 지금 들으니 원곡의 느낌을 살린 첼로 버젼이 더 기맥히구만... 소재가 모호하다는 손때묻은 첼로 '다비도프 스트라디 바리우스'는 지금 어디에, 누구 손에 있을까.. 바렌보임이 경매에 내놓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요요마가 갖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 이런이런, 얘기하다 보니 이거 원 전설따라 삼천리가 되부렀넹...^ ^
흐린 날씨에는 듣지 맙시다. 불행이 전염되는듯 슬퍼죽겄습디다.
오늘 아침 '출발 FM과 함께'에서 자크린 뒤 프레 첼로와 바렌보임 피아노 협주를 들려주었는데, 우씨 두 사람의 사연을 알고나서 들으니 추수 끝무렵인 길 양쪽에 빈 들판이 죽음을 앞둔 뒤 프레 마음 같아서 마냥 더 허허롭게 보입디다..
마져 그럴꼬얌 그 쓸쓸함 내가 래 줄꼬마 흐미나 백마탄 왕자믄 좋은디 무신 여자가 나서고 그랴 맘에 안들어도 이해 해 주쑈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