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이 2006년4월25일 모 일간지 칼럼에 쓴 글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입’ 이라는 비유는 포괄적이지 못하다.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기 때문이다. 최고 통치권자의 말과 글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문사(文士)인 것은 기본 요건이다. 내정과 국제정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경륜과 혜안의 재사(才士)요 전략가. 해외 TV 보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정부 관리인 만큼 준수한 용모에다 영어 정도엔 능통할 필요도 있다. 신언서판(身言書判), 즉 외모·언변·문장력·판단력이 요구되는 상징적인 국가 벼슬이 청와대 대변인이다.
7년전에 어쩌면 이렇게 정확하게 오늘의 정치상황을 딱 맞아 떨어지게 표현했을까?
이런 실력이면 광화문 앞에 자리펴고 앉아 있기만 해도 문전성시 이룰 듯....
그런데 이 칼럼은 노무현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이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것을 빗대어 쓴 것이더군.....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함에 따라 부천 소사구에서 보궐선거가 생기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표를 내고 내려갔다. 노무현 정권 3년2개월 만에 벌써 네번째 대변인이 나왔다. 김만수는 부천 시의원을 하다가 노 정권 출범과 함께 부대변인으로 있다가 지난번 총선 때 출마해 낙선하자 다시 청와대 대변인으로 들어갔다. 이번엔 김문수 의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내기도 전에 청와대 대변인 교체와 후임자 인선 보도가 먼저 나왔다.
청와대 대변인 자리를 국회의원 보선용 징검다리 정도로 생각하는 몰염치, 권력의 자리에 대한 경외심을 갖지 못하는 무감각.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어떤 정신상태에서 어떤 일을 하며 지냈는지는 굳이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어디 청와대에 이런 일이 이것뿐인가. 그럼에도 개혁은 이들의 전유물이다. 다음 정권은 적어도 이런 것만은 배우지 말아야 한다.
어때요? 웃기는 짬뽕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