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랑 비
박 필 상
전학 간 짝꿍
자꾸만 보고파서
살며시 집을 나와
골목길 서성이다
내 마음
들킨 것 같아
전봇대에 숨었어요.
<해설>
참대숲 푸른 이야기
리 강 룡 (시조시인, 구미여고교장)
*** 박필상 시인의 제4시조집<아련한 그리움 하나>의 말미에는 시인의 맑고 투명한 동심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제5부를 읽으면 1982년 박 시인의 등단이 창주문학상 동시 부문에 당선되면서부터임을 상기하게 된다.
전학 간 짝꿍/ 자꾸만 보고파서
살며시 집을 나와/ 골목길 서성이다
내 마음 /들킨 것 같아/ 전봇대에 숨었어요.
<가랑비> 전문
세상이 온통 보랏빛 미몽(迷夢) 속에 있던 시절! 사랑인지 우정인지 가리지도 못한 채 무턱대고, 이성(異性)이 좋으면서도 부끄럽던 시절! 전학 간 짝꿍을 그리다가 공연히 부끄러워진 모습을 동심으로 돌아간 위치에 서서 잘 그려내고 있다. 왕왕 우리는 동시조란 이름을 달고 어른이 읽기에도 어려운 작품을 만나게 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동시조란 (1) 동심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어야 하고 (2) 내용이 쉬워야 하며 (3) 그러면서도 문학성을 갖추어서 어린이에게 시조로서의 전범(典範)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와 같이 잣대를 마련하고 작품을 재어보면 동시조로서의 점수가 나오게 되리라 생각한다.
첫댓글 그 모습 귀여버요 ㅎㅎ
눈물보다하얀꽃-시조집에도 동시조 15수가 숨어 있습니다.2008.10.16.<현대동시조>김창현.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