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결혼 전에 부모님께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절대로 싸우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남편의 술, 폭력, 주식, 외박.. 저에게 우울증이 왔습니다. 최근에 남편은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여자와 바람을 피웠고, 저 또한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서로 알게 되어 모든 것이 끝나리라 생각했지만,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또 다시 후회할 인생을 살 거 같아서 마음이 좀 두렵고 다른 사람 눈치를 보게 되고 그렇습니다.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 답
남자들이 담배피면서 여자들 보곤 피지 말라고 그러잖아요? '남자, 지는 피면서 우린 못 피게 한다, 남녀 차별이다' 그래서 성질나서 '나도 피겠다' 이게 남녀 평등일까요? (아뇨) '니만 피냐? 나도 피자' 그러면 이게 내 건강에 좋을까요? (아뇨) 그러니까 평등한 건.. 그렇게 똑같이 하는 게 평등한 게 아니다.. 그것이 좋은 게 아닐 때에는, 남자가 아무리 하더라도, 상대가 하더라도 그게 나쁜 거기 때문에 그걸 따라 하는 건 어리석다 이 말입니다.
물론 감정은 어떻겠어요? 그렇게 들죠.. 남자가 돈 팡팡 쓰고 다니면, 말려도 안 들으면 '니만 쓰냐? 나도 쓰자' 이렇게 감정은 일어나요. 이해는 가요.. 그러나 그렇다고 그렇게 쓰면, 속이 시원하고 좋을 거 같지만 안 그래요. 집안이 같이 망하는 거예요. 남편이 술먹고 와서 한 대 때렸어. 그래서 화가 나서 손톱으로 얼굴을 확 긁어 버렸어. 일단 화는 풀리는데.. 아침에 보면 어때요? 얼굴에 흉터난 남편이 출근을 해야 하는데.. 이거 어때요? 몇 년을 두고 후회해야 합니다.
애들이 볼 때 '아빠가 술먹고 바람핀다' 이게 성장에 낫겠어 아니면 '엄마도 화가 나 맞바람핀다' 이게 낫겠어? (웃음..) 그러니까 감정은 이해가 돼요. 남자만 바람피라는 법이 없잖아? 왜 니만 피냐 나도 피자.. 그런데 그게 정말 나한테 좋은 일일까? 아이들에게 좋은 일이 될까? 이렇게 볼 때 '아 참 내가 어리석었구나..' 이거 느껴요? (예, 많이 느낍니다.. 많이 참회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렇게 알고 그만뒀다 하면.. 지나간 거 가지고.. '아이고 내가 그때 왜 담배피웠던고? 왜 술먹었던고? 왜 바람피웠던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이건 또 자기를 학대하는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그냥 놔 버려.. '내가 어리석었구나' 깨우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을 뿐야. 공부꺼리야.. 금강경에서 '과거심 불가득'이라.. 이미 지나가 버린 거예요. 그걸 붙들고 있는 것은 현재의 나를 학대하는 게 됩니다.
그리고 또 이런 게 있습니다. 남편이 그래도 건강해서 바람피는 게 낫겠어요? 아니면 중풍걸려서 똥오줌 받아내는 게 낫겠어요? 바람필 땐 정말 못 봐주는데.. 중풍걸려 있으면 '아이고 벌떡 일어나 바람이라도 폈으면..' 그런다니까.. 그러니까.. 제가 말하는 것은.. 지금 이 자체가 참 불행이예요. 그러나 더 큰 불행을 생각해 본다면 이건 불행이 아니다.. 그래서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어떤 상황에는 '행도 불행도 없다..' 그러시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행이 되기도 하고 불행이 되기도 한다..
남편하고 같이 살 거예요? 안 살 거예요? (같이 살 겁니다) 지금 애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어쨌든 같이 살기로 했다면 이왕이면 좋게 보고 사는 게 나아요? 아니면 계속 나쁘게 보고 사는 게 나아요? 회사에서 남편하고 일하는 여자가 남편을 좋아하면 회사일을 더 열심히 할까? 아니면 남편을 미워하는 여자가 일을 더 열심히 할까? (대중들 폭소)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내 대신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저를 많이 세뇌를 시켰습니다) 아.. 세뇌시킬 필요 없이.. 사실을 확인해야 하지.. 자꾸 거짓으로 이렇게 마음을 다지는 건 좋은 게 아녜요.
이런 일 당하곤 못 산다 해서 헤어지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 헤어지는 게 나쁘다 그런 말이 아니라..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보다 살 수밖에 없다면, 사는 상황을 좋게 생각해라.. 그래서 제가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남편 행위가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이 상황도 나쁘다곤 하지만, 유리한 구석도 있다 이 말입니다.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니다.. 바람핀 건 나쁘지만, 그래도 건강하니 바람피지.. 돈 있으니 바람피지..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그걸 긍정적으로 보는 게 필요하다. 그걸 자꾸 윤리 도덕적으로만 보면 안 된다..
또 엄마가 기뻐야 아이들이 좋아진다.. 아무리 돈이 많고 과외시키고 그래도, 엄마가 우울하면 아이들 정신건강에 굉장히 나쁩니다. 그리고 이 문제 가지고 엄마가 괴로워하면 '난 커서 바람 안 피워야지' 하지만 애들이 커서 나이 4,50 되면 아버지하고 똑같은 행동이 나옵니다. 그게 아버지로부터 본받은 게 아니라, 그런 아버지가 있다 하더라도 엄마가 편안하게 살면 애들이 그 업을.. 본받지 않습니다. 엄마가 괴롭게 살면 의식은 '난 저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업(業)은 그걸 따라..
그러니까 '부처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저는 잘한다고 했는데 사실은 화를 자초했습니다. 쥐가 쥐약을 먹듯이.. 앞으로는 아무리 좋아 보여도 쥐약이다 하면 먹지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계기로, 뭐 잘못 했다, 창피하다 이런 생각 하지 말고 이걸 계기로 해서 내가 깨우친 게 있잖아요? 윤리 도덕에 매여 '아이고 참아야지' 이게 아니라 한 번 해봤더니 '아이고 이게 좋은 게 아니더라' 이렇게 깨우쳤으면, 이것도 복이여. 그렇다고 또 다들 복받아 보려구 바람피라는 게 아니라.. (대중들 폭소) 안 해보고 아는 게 제일 좋고.. ㅎㅎ 그렇게 내가 자각을 하면, 지나간 거 그거 자꾸 마음에 새길 필요가 없습니다. 지나가 버린 거니까.. 그렇게 기도하시면 앞으로 좋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