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물치지(格物致知)
2014년 07월 08일 (화) 권승호 전주영생고 교사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로, 자신의 몸을 닦아야 집안을 다스릴 수 있고,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이 ‘닦을 수(修)’ ‘몸 신(身)’의 ‘수신(修身)’ 즉 몸을 닦는다는 것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수신이 되지 않으면 제가(齊家)는 물론 치국(治國)도 되지 않음을 알아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신(修身)의 방법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앞에 나오는 말이 격물치지성의정심(格物致知誠意正心)이다. ‘연구할 격(格)’ ‘사물 물(物)’을 쓴 격물(格物)은 글자 그대로는 사물을 연구한다는 의미이지만 사물의 이치를 철저히 연구하여 밝힌다는 뜻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사물의 근본 이치를 철저히 연구하여야 치지(致知)할 수 있고, 치지하여야 성의(誠意)할 수 있고 성의하여야 정심(正心)할 수 있다는 말인 것이다. 치지(致知)는 ‘이를 치(致)’ ‘알 지(知)’로 앎에 이른다는 의미이고, ‘정성 성(誠)’ ‘뜻 의(意)’의 성의(誠意)는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는 의미이며, ‘바를 정(正)’ ‘마음 심(心)’의 정심(正心)은 마음을 바르게 한다는 의미이다.
‘격(格)’을 ‘연구할 격’이라고 이야기하였지만 ‘법칙’ ‘표준’ ‘자리’ 등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각 개인이 지닌 특유한 성질이나 품성을 성격(性格), 물건이 지니고 있는 교환 가치를 화폐의 단위로 나타낸 것을 가격(價格), 일정한 신분이나 지위를 가지거나 어떤 역할이나 행동을 하는 데 필요한 조건 또는 능력을 자격(資格), 일정한 자격을 얻기 위한 시험이나 검사 따위에 붙거나 통과함을 합격(合格)이라 하는 것이 그 예이다.
‘격물(格物)’이 중요하다. 한 문제를 반쯤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낫다는 말도 같은 맥락인데 그럼에도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깊이 알려 하지 않고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고민하려 하지 않고 의문을 품지 않으며 대충대충 빨리빨리만을 외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점수 따기에만 급급하여 깊이 알려 하지 않고 정확하게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격물치지(格物致知)가 진리임을 알아야 한다, 조급한 마음 버리고 사물의 이치를 철저히 알아야만 앎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을 진리로 받아들일 때에 공부를 잘 할 수 있음은 물론 인격 함양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권승호 전주영생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