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당나귀
어떤 사람이 말 한 마리와 당나귀 한 마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말과 당나귀의 등에 장사를 하기 위해 많은 물건을 싣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그 사람은 물건을 싣고 다른 마을로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등에 진 짐도 평소보다 무거웠습니다. 그는 짐을 절반으로 나누어서 말과 당나귀에게 똑같은 양을 실었습니다. 말은 덩치도 크고 힘도 세었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나귀는 몹시 지쳐 있었기 때문에 가만히 서 있는 것도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당나귀가 말을 쳐다보면서 애원했습니다.
"나를 좀 생각해서 내 짐을 네가 조금 더 지고 가는 게 어떨까?
난 지금 너무 지쳐서 걸어갈 수도 없을 정도야. 제발 부탁하네."
그러자 말은 벌컥 화를 내면서 말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나도 몹시 힘들단 말이야."
말은 당나귀의 부탁을 냉정하게 거절했습니다.
당나귀는 얼마 걸어가지 못하고 그만 쓰러져서 죽고 말았습니다.
"이런! 당나귀가 죽어 버렸네. 내가 너무 짐을 많이 실었나? 아마 병이 걸렸었나 보군."
그는 당나귀가 지고 있던 짐을 모두 말에게 옮겨 실었습니다.
그리고 당나귀의 가죽을 벗겨서 말 등에다 얹었습니다.
결국 말은 처음보다 몇 배나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말은 짐을 모두 싣고는 힘든 걸음을 옮기면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당나귀의 부탁을 들어 주는 게 좋았을 것을!
그런데 기회를 놓치고 말았구나. 이제 된통 당하게 되었군.
당나귀의 짐을 덜어 주기를 싫어하다가 이제 모든 짐을 나 혼자 떠맡게 생겼으니 말이야. 게다가 당나귀의 가죽까지 짊어지고 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