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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이 성장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표현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안겨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표현들 가운데 그러한 것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고 언론들의 보도 경쟁이 이어지면서, 그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유튜브나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서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자극적인 내용이 방영되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방을 희화화하는 일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언론사의 보도 기사들 역시 인권에 대한 감각이 점점 무뎌져서, 자극적이거나 소수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제목을 뽑기도 한다.
이 책은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라는 부제로, 언론사의 뉴스나 방송 프로그램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차별적 표현들과 그 의미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TV를 보다가 채널 다툼을 하는 남매의 상황을 설정하여, 본문에서는 그들에게 미디어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차별'의 상황과 의미를 설명하는 삼촌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아마도 내용을 이끌어가는 '삼촌'이라는 존재는 사회교사인 저자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설명 과정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방송과 인터넷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있기에, 아마도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주변에 '차별적 표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로운 결과는 기회의 평등에서’라는 제목의 1장에서는, 어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투표 결과를 조작했던 사건과 치열한 대학입시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재벌 후계자가 젊은 나이에 본부장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들을 통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평등’과 ‘형평’의 의미를 깊이 고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장에서는 미디어에 흔히 드러나고 있는 ‘성차별’이라는 주제를, ‘타고난 성별을 넘어서다’라는 제목으로 풀어내고 있다. <빌리 엘리어트>라는 영화에서,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로 그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다. 물론 남성중심의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성차별’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고, 미디어에서 이러한 편견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것도 주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우리 사회의 소수자에 초점을 맞추어 ‘조금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3장)을 조명하고, 갈수록 부각되고 있는 빈부 격차의 문제를 ‘사는 동네가 달라도 함께 걷는 법’(4장)이라는 제목으로 다루고 있다. 이제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인종이 아니라 인류를 바라볼 것’(5장)이라는 제목으로 인종차별문제를 조망하는가 하면, 외모에 따른 차별 현상을 ‘나를 위해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6장) 행동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방송비평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 지적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디어들에서는 ‘차별’과 관련된 문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저자는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제시하면서, '기회의 평등'과 '성차별',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이유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그로 인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되는 '빈부 격차'와 '인종 차별'에 대한 주제는 물론, '외모로 인한 차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통해서 우리의 일상에서 자행되고 있는 차별의 실상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의 일상적 언어 속에 '차별적인 표현'이 얼마나 깊게 자리를 잡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사람들의 인권 의식이 향상되면서 미디어에 발현되는 차별적인 표현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혹시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이 남들에게 상처를 주는 '차별'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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