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저는 7살, 9살된 두 아들이 있고요, 지금 45세의 직장인 여성입니다. 저는 요즘 집에서도 화가 많이 나고 직장에서도 화가 많이 나서 참을 수가 없고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제 몸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좀 안 좋아서 고민입니다.
▒ 답 세속적으로 말하면 갱년기 장애이고 (ㅎㅎ) 지금 자기 몸상태든 정신상태든 안 좋기 때문에 더 짜증이 나서 이것저것 시비를 하는 거예요. 남편이나 직장 때문에 내 몸이 안 좋은 게 아니고 자기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지난 주말에 가족끼리 등산을 갔는데요, 저는 빵하고 초코렛하고 네 개를 가지고 가고 싶었는데 남편은 큰 애가 좀 뚱뚱하니까 두 개만 가져가라고 그래요. 그런데 제가 3년 전에 비장 제거 수술을 해서 에너지가 없으면 무척 힘들거든요. 그런데 등산 하다가 애들이 간식을 찾고 그래서 빵하고 초코렛을 애들한테 다 주고 나니까 저는 먹을 것도 없고.. 하루 종일 힘들게 등산을 하니까 그게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그 화가 제 몸을 상하게 할 정도로 심한데 마음을 바꾸려고 해도 안 돼요. 남편한테 뭐 싫은 게 있을 때 말을 해야 하는데 눌려서 말도 못 하겠고..)
남편은 뭐 좋은 생각에서, 아들 건강 생각하다 그런 거지 자기 괴롭히려고 그런 건 아니잖아? 남편이 자기 괴롭히려고 그랬을까? (그건 아니죠. 그런데..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제가 쿨하지 못해서 자꾸 뒤끝이 남아서..ㅎㅎ) 그러니까 자기 문제지.. 남편이 '두 개만 가져 가자' 그래도 내가 먹어야 할 건 몰래 챙겨 가든지..
(그런데 또 애들이 자꾸 달라고 하면 안 줄 수도 없고..) 자기는 남편만큼 애들을 사랑하지 않는 거야. 남편은 애들이 먹고 싶어 해도 그것보다 더 큰 사랑으로 건강을 생각하는데 자기는 그저 눈 앞에 보이는 애들 상황에 현혹돼서 줘 버리고 그러잖아? 그럴 때는 애들 보는 앞에서 먹으면서도 "니가 먹어야 되겠어? 엄마가 먹어야 되겠어? 엄마가 먹어야 되겠지?" 이렇게 뱃장이 좀 있어야지.. 이게 사랑이에요. '아~' 한다고 주고.. 이건 사랑이 아녜요.
(그런데 저는 그게 안 되는 거 같습니다) 그래.. 그건 자기 문제지. 화내면 뭐해? 자기 수준이 안 되는 걸. 지 수준도 모르면서 성질내고 그래? 그러니까 몸이 상하고 그러지.
(저는 제가 착한 줄 알았는데 마음속에 악한 게 많이 있더라구요. 인간이 이렇게 더러운 게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ㅎㅎ 자기만 그런 게 아니라 다 그래. 그걸 적당히 덮고 사는 거야. 그걸 다 드러내면 정말 드러워서 못 살아.. (ㅎㅎ) 그래서 서로 적당히 덮고, 상대방 거 보여도 안 본 척 하고.. 인생은 그렇게 살아야 돼.
(저는 마음속에 웃음이나 즐거움이 없더라구요. 애들을 위해선 공덕을 좀 쌓아야 할 텐데..) 공덕을 많이 쌓으려면.. 자기 남편이 좀 강하다는 거잖아요? (네) 강한 남자하고 싸워서 자기가 이기면 남편은 죽어요. 남편 죽여서라도 내가 사는 게 나을까 아니면.. 내가 좀 숙여서 남편도 살고 나도 사는 게 나을까? (둘 다 살아야죠)
그래.. 그러면 절을 많이 하세요. 남편이 뭐라고 그러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꼭 먹어야 되겠다 싶으면 그냥 가지고 가서 먹고 몰래 먹으면서 '아이구, 저 인간 때문에 내가 꼭 이래야 하나?' 이런 생각 말고.. 그냥 적당히 숨어서 먹고.. 들키면 '죄송합니다~' 그러고 (대중들 폭소) 그렇게 지내세요.
(그리고 회사에서요, 저는 열심히 살면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아까 질문한 사람은 '열심히 기도했는데 잘 안 됐다'고 하던데.. (폭소) (그런데요 스님, 저희 직원들은 뼈 빠지게 일하는데도 봉급은 박하고요 위에서는 낙하산 인사다 뭐다 해서 임원들은 봉급을 엄청나게 받고.. 열심히 일하는 입장에서 너무 화가 나고.. 그게 또 병이 됩니다) 그래 가지고 병 난다고 회사가 바뀌나? ㅎㅎ
자기 딴 데 가면 이만큼 받을 수 있나? (아뇨) 그럼 자기 지금 회사에 붙어있는 게 회사를 위해서 붙어있는 거야 아니면 나를 위해서 붙어있는 거야? (저를 위해서죠) 그런데 거기서 막 언성 높이고 싸우면 짤리잖아? 어차피 다녀야 할 회사라면.. 그냥 쿨하게 받아들이는 게 누구한테 좋다? (저한테 좋죠) 남이야 얼마 받든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회사에 문제가 있다 싶으면 괴로워만 할 게 아니라 시정할 계획을 세워야지. '어떻게 하면 저걸 조금이라도 시정할까..' 생각을 하고 내 일은 내 일대로 성실히 하면서, 생글생글 웃으면서 조근조근 따질 건 따지고.. 그래서 상사가 성질내면 '죄송합니다~' 하고 후퇴했다가 나중에 또 조근조근 따지고.. 화내면 또 '죄송합니다~' 후퇴하고 그러면 되고..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지나친 월급 차이를 해소해야 하겠다 생각하면 선거할 때 그런 공약 하는 후보를 찍어주고.. 사람들 보고 그런 후보 찍으라고 얘기해주고 그런 운동을 해야지 혼자 그렇게 성질내고 화를 끓인다고 뭐가 되나? 아무 변화도 없지. 그러니까 그런 걸 바꾸려면 연구를 해야지.
(저는 그렇게 까지 할 인간은 못 되는 거 같고요..) 못 되면 그냥..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면 자기라도 좋을 거 아냐? 자기는 지금 자기가 자기를 해치고 있잖아?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바보지 뭐..
우선 남편한테 숙이는 기도를 해봐요. 절 하면서.. '아이구 죄송합니다. 당신 마음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늘 불평을 입에 달고 살고 그러지 말고, 좀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렇게 집에서 좀 해보고.. 그러면 회사에서 힘든 것도 차차 풀려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