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 그 이후
새의 가슴을 두드리려다
황금빛 멍이 든 공중의 알들
흙빛으로 돌아가려는 저녁의 어슬렁거림을 본다
한 줄기 찬바람이 스쳐가고 나서
골목 골목길마다 울리는 장송곡
산화하는 열반을 밟고 돌아온
땅거미의 발밑은 구린내다
아직 가슴속 못다 태운 연정의 중절모
태울 그 무엇이 더 남아있다는 걸까
푸르던 날 뜨거웠던 사랑 흔적 사그라드는 데는
드문드문 잎 지운 적천사 은행나무 아래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누우런 외투를 벗은 은행나무 한 그루
어두운 골목길을
그슬린 개의 꼬리처럼 서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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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동시
다비 그 이후
박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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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
24.11.04 14:5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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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적천사: 경상북도 청도군 청도읍 화악산(華岳山)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의 승려 원효가 창건한 사찰이군요.
선생님 좋은 글 감사히 읽습니다.
좀 어둡고 무거운 마음이 듭니다
다비식 후의 느낌에 대하여 주변 환경에 감정이입 하듯 묘사한 작품으로 다가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푸르른잎 다떨구고 맨몸으로 떨고있는 수령800년된 적천사 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