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해설, 해석
삶에서 고통과 시련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면서
삶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에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위의 말과 같습니다.
누구나 삶에서 고통을 겪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힘이 있으니
이를 고통으로 여기지말고 이겨내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자. 라는 말이죠.
시인은 이를 위해서 상한 영혼이라는 관념적(눈에 보이지 않은 정신적인 것)인 대상을
'상한 갈대'와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로 형상화하여 시상을 전개합니다.
밑둥이 잘리더라도 새순은 돋고, 뿌리가 없어도 물이 고이면 꽃은 핀다며,
이 세상 어디에든 희망은 있고 이 세상 어디에든 영원한 고통은 없으니 이를 이겨내자고 말입니다.
그렇게 고통과 설움의 땅을 넘어 뿌리깊은 벌판에 서자고요.
이러한 시인의 생각을 강조하기 위해서 시인은
1. 형상화의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형상화란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위에서 언급한
갈대와 부평초가 이에 해당합니다. 형상화의 기법은 주로 상징과 비유, 시각적 이미지를 사용해서 이루어집니다.
2. 대구법을 통해 유사한 시구를 반복함으로써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대구법은 유사한 문장구조를 가진 문장을 병치하여 의미를 강조하고 운율을 형성하는 기법입니다.
시인은 대구법을 많이 활용함으로써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강조하고 운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3. 청유형 어미('-자')로 문장을 끝맺는 것을 반복하여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어의 종결어미 중 청유형 어미는 '다른 사람이 말하는 사람과 함께 행동하는 것을 요구'하는 종결법입니다.
( 예. 우리 청소하자 - 듣는 사람이 함께 청소할 것을 요구) 화자는 이러한 청유형 어미로 문장을 끝내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독자도 화자의 가치에 맞추어 함께 할 것을 요구하며 공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복되니 운율도 형성하고 있죠.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시와 소설 수능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