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세상의 불빛을 끌 때 황 규 관 길마저 지워진 막막한 곳에 있으면 세상에 불빛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때문이 아니라 어둔 숲속을 지나가는 바람이 내 심장에 개똥벌레 꽁무니를 심어놓은 것이다 세상은 너무 밝다 발아래 흐르는 계곡물소리보다 밝고 잊지 못하는 사람이 자꾸 나타나는 마음보다 수만 배는 밝다 밝고 밝다 한강가에 켜놓은 가로등 수만큼은 함성이 있어야 혁명이라 믿었던 때도 있었지만 백로 지나 우는 귀뚜리 울음에 귀가 지금껏 젖어 있다 퇴행이라 해도 좋으니 이제는 세상의 불빛을 끌 때 새둥지 안에 어둠을 가까스로 정년퇴직을 준비하는 나뭇잎에 이슬방울을 돌려줘야 할 때, 지워진 길도 내버려둘 때다 내 안의 불빛도 이만 끄고 바람이 되어 숲과 울 때다 |
첫댓글 내 안의 불빛도 이만 끄고 바람이 되어 숲과 울 때다 ~ 나두요. ^^
어쩌면 우리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
길가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그것이 내 모습처럼 느껴지는 나이
기다리지 않아도 그대로 내 앞에 멈추는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