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곡(子夜曲) - 이육사 , 해설/해석/분석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두 저항시인이라면 이육사와 윤동주겠죠.
그 중에 이육사는 강한 의지를 가진 저항시를 쓴 시인으로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고
현실 극복의지를 노래한 시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예외는 있는 법.
오늘 배울 이육사의 시 '자야곡(子夜曲)'은 일반적인 이육사의 시들과 다르게
'어두운 현실과 좌절한 시인의 고통스런 마음만이 드러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럼 내용설명을 읽은 후 본문을 읽고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나는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내 고향의 밤풍경은 수만 호의 집이 번영하며 반짝여야하지만,
어둠뿐이고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른 빛이 드는 적막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이 적막함과 회한을 잊으려고 담배를 피웁니다.
담배를 피다보니 과거 타지를 떠돌던 때 생각이 납니다.
수없이 많은 시련과 고생으로 눈물이 나던 생활들 독한 술을 마시며 하루를 버티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와도 현실은 변한게 없습니다.
번영해야할 내 고향은 피페해져 적막할 뿐입니다.
숨 막히는 이 현실에서 내 숨을 틔어줄 강물이라도 한 줄기 흐르면 좋겠습니다만
내 맘에는 차가운 강만이 흘러 마음이 더 아플 뿐입니다.
내용이 진짜 암울하죠? 이 시를 읽을 때 유의할 점은 바로 이점입니다.
이 시는 다른 이육사의 시들과 다르게 시종일관 어두운 현실과 좌절된 화자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그럼 전문을 읽은 후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러라
슬픔도 자랑도 집어삼키는 검은 꿈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꽃불도 향기론데
연기는 돛대처럼 나려 항구에 들고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저려
바람 불고 눈보라 치잖으면 못 살리라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취 소리
숨 막힐 마음속에 어데 강물이 흐르느뇨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디찬 강 맘에 드리느라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러라
- 이육사, 「자야곡(子夜曲)」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이육사의 기존 시 경향을 떠올려서
'푸른 이끼'를 긍정적인 신호(무덤으로 상징되는 고향의 현실을 극복하려 한다던지...)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푸르다'라는 색채 자체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 시에서는 관리가 안된 이끼만 무성한 무덤을 강조하는 색채니 긍정적 신호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와 소설 수능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