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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천국의 모형 엡 5:21-6:4
지난 주일까지 우리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신 것들을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시작되고, 많은 방해가 있지만 놀랍게 성장하며 그 가치가 무한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어떻게 완성되는지에 대해 지난 주에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이 모든 말씀을 마치신 후 다시금 성령을 기다리라고 제자들에게 부탁하신 후 승천하십니다. 지난 목요일이 바로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날이었지요. 따라서 이제 한 주만 지나면 성령강림주일입니다. 네덜란드 개신교회는 오늘, 즉 성령강림주일 한 주 전 주일을 ‘고아주일’이라고 부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지난 목요일 예수님께서 이미 승천하셨고 성령 하나님은 아직 강림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그리스도인들은 고아처럼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고아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지 않겠습니까? 우리 말로 ‘고아’란 문자 그대로 외로운 아이이지요. 부모를 잃어버린 고아들이야말로 참으로 불쌍한 어린이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특별히 고아들을 사랑하시고 그들의 아버지가 되어 주신다고 말씀합니다. 나아가 예수님께서도 우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으시고 다시 오시겠다고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이 약속의 말씀을 믿고 기도하며 기다렸던 120명의 제자들에게 오순절에 성령께서 강력하게 내려오셨던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 혹시 내가 외롭다고 생각되시는 분이 계십니까? 그 마음을 주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바로 우리 아버지가 되시고 주님께서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늘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으며 지금도 우리 안에 성령께서 살아 역사하심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그래서 원래 오늘 어린이 주일로 지켜야 하는데 지난 주말이 연휴가 우리 어린이들이 오늘 많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일, 어버이 주일에 어린이 주일도 합쳐서 성령강림주일로 지키겠습니다. 오늘은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 중 하나인 가정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창조하신 후 인간을 만드시면서 제일 먼저 가정을 이루도록 축복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범죄하여 타락한 이후 가정이 깨어집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그 깨어진 가정들을 다시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자녀들을 질병과 죽음에서 낫게 하시고 살려 주심으로 가정의 행복을 되찾게 해 주셨습니다. 타락한 여성들을 영육간에 새롭게 하심으로 가정을 회복시키셨습니다. 나아가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다시 한번 제자들에게 정리해 주셨는데 그 하늘 나라를 이 땅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맛볼 수 있는 곳은 역시 가정일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예수님을 아들이라고 부르는 것 또한 가정적인 표현이 아닙니까?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아름다운 가정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 오스트리아의 한 아버지가 24년간 친 딸을 지하실에 숨겨두고 자녀들을 6명이나 낳아 키웠다는 뉴스가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헤어지고 가정들이 깨어집니다.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가정 제도가 급속히 와해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요즘 황혼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 ‘절세 이혼’이라고 합니다. 즉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법적으로 헤어진다는 것이지요. 그래야 집이 두 채인 부부가 상속세를 적게 낸다고 합니다. 나아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갖는 소위 ‘비혼모’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동성애, 혼전 동거 그리고 음란 문화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다시금 성경적인 가정관이 과연 무엇인지, 주님께서 원하시는 부부관계 및 부모 자녀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가정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동양의 사상과 성경의 입장은 매우 다른 대조를 보여줍니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정의 가장 중요한 관계는 부자(父子)관계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삼강오륜에도 보면 부위자강(父爲子綱)이 부위부강(夫爲婦綱)보다 앞서며 부자유친(父子有親)이 부부유별(夫婦有別)보다 앞섭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생물학적인 혈연 중심적이며 남성 중심적인 가정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보면 가정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부부간의 언약관계라고 말씀합니다. 창세기 2장에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만드심으로 가정이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부는 사실 결혼 전까지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습니다. 오직 부부로 서약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로 헌신할 때 가정은 성립되는 것입니다. 남자가 부모를 떠나, 즉 독립하여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 때 가정은 성립된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혈연지향적이거나 남성우위적인 가정관이 아니라 언약중심적이요 남녀 평등적인 가정관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오늘 가정에 대한 말씀을 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부부에 관한 내용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부부에 대해 남녀의 차별이 없이 둘다 동등한 상호 관계를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5:21에 보시면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오.”라고 말씀하지요.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되 교회가 주님에게 하듯 해야 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되 주님께서 교회를 위해 자신을 내어 주심같이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의 중심은 역시 부부관계입니다. 주님과 교회와의 관계가 사랑의 언약에 기초하듯 부부관계도 그렇게 바로 세워질 때 그 가정은 천국의 모형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서 성경이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경시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더 큰 오해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십계명을 주실 때 인륜의 첫 계명으로 부모 공경을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출 21:15, 17에 보면 아비나 어미를 치거나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말씀하며 신 21:18이하를 보면 만약 어떤 집에 완악하고 패역한 자녀가 있어 부모가 여러 번 타일러도 듣지 않을 경우에는 그 자녀를 데리고 성문에 나가서 장로들에게 데리고 가서 재판을 한 후 성읍 모든 사람들이 그를 돌로 치라고 말씀합니다. 잠 30:17에는 심지어 아버지를 조롱하며 어머니를 멸시하여, 순종하지 않는 사람의 눈은, 골짜기의 까마귀에게 쪼이고 새끼 독수리에게 먹힐 것이라고까지 강한 저주의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동양에서도 “효(孝)”를 인륜의 첫 번째 덕목으로 생각하여 왔으며 학생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책 중의 하나가 “효경(孝經)”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성경과는 매우 다름을 볼 수 있습니다. “효경”에서는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불감훼상이 효지시야”라고 하면서 먼저 우리 몸을 잘 간수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효의 마지막은 입신양명하여 출세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이에 비해 오늘 본문 1절은 부모의 말씀을 주 안에서 순종하는 것이 효도의 핵심임을 강조합니다. 육신적이고 외부적인 것보다 마음 중심에서 부모님 말씀에 청종하는 것이 중요하며, 세상에서 출세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진정한 효도라는 것입니다. 또한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 제사를 지내는 것보다 살아 계실 때 잘 모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합니다. 또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제사 대신에 추도 예배를 드립니다. 왜냐하면 이미 돌아가신 분이 다시 이 땅으로 오실 수는 없기 때문이며 다만 그 분의 신앙을 기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를 성경적으로 변혁시켜 나가야 합니다.
여러분, 가정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단적으로 말해 교회보다 가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인류 최초의 공동체가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한 미국 목사님께서 한국의 어느 신학교에 오셔서 강연을 하시는데, 선교나 예수님에 관한 말씀보다는 갑자기 가정 이야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예를 드시는데, 자기가 미국의 많은 교회 목사님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어느 날 목회 세미나에 목사님들을 다 모아놓고 거기서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자리에 앉아 계시던 어느 목사님이 갑자기 중간에 나가시더라는 겁니다. 이 분은 텍사스 오스틴 지역에서 오신 목사님으로 큰 교회의 유명한 목사님이셨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그 분이 목회는 잘하시는데, 가정은 엉망이 되어서 아들은 다 가출해 버리고 자기 부인도 이혼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비록 설교와 목회는 잘해서 많은 교인들이 몰려왔지만 그 강의를 듣는 순간 그분은 자신이 근본적으로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집에 가서 부인 앞에 무릎 꿇고 사죄했다고 합니다. 또한 자식들한테 전화해서 자기가 그 동안 교회를 섬긴답시고 가정을 무시하고 가족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은 것을 진심으로 용서를 빈 후, 그때부터 새로운 목회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교회가 더 부흥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정을 무시하고 다른 일에 몰두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정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가정의 “순결성”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성적인 유혹이 너무나 많습니다. 심지어 어린 아이들도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 대구에서 초, 중학교 남학생들이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터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부모들은 대부분 함께 일하러 나간 사이에 이 아이들이 집에서 인터넷으로 온갖 나쁜 것을 보고 그대로 흉내를 내는 것입니다.
여러분 가정에 인터넷 관리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한 인터넷은 거실에서 하도록 해야지 그냥 혼자하게 나두면 온갖 이상한 게임과 나쁜 사이트에 들어가 중독되기 쉽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성폭력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가 되고 말았습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따로 없고 폼페이를 비판할 자격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이 벨기에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가정의 순결을 보존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보통 정도로 조심해서는 어림도 없고 정말 영적으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나아가 교회의 직분자들은 특별히 가정이 순결해야 합니다. 딤전 3장에 “장로들도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야 하고 집사도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가정과 교회는 순결하고 깨끗해야 하며 거룩해야 합니다. 나아가 청년들도 기도하면서 결혼을 준비하고 결혼하기 전에는 순결을 지켜야 하겠습니다.
가정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 믿고 또한 믿음을 받을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단코 의심이 될 수 있는 언어나 행동이나 생각을 말아야 하고 완전히 믿을 수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조금도 의심없이 믿고 의지하면서 헌신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온전히 신실하신 분이시기 때문이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남편과 아내도 서로에게 철저히 신실하고 조금도 의심받을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을 때 가정의 순결은 지켜질 것입니다. 그리할 때 우리 신앙인의 가정은 진정 이 세상에서 천국의 모형이 되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본문 2-3절은 우리가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할 때 축복의 약속이 있음도 강조합니다. 즉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건강과 장수 그리고 행복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지요. 잘살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합니다. 또한 장수와 건강에 좋다면 못먹는 것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진정한 축복을 받는 비결이라고 말씀합니다.
성경은 아름다운 천국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의 모습을 여러 곳에서 대조적으로 보여 줍니다.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의 말씀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묵묵히 모리아 산에서 순종하여 제물이 됩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그를 다시 살려 주셨고 아브라함과 이삭은 믿음의 조상이요 복의 근원이 되는 축복을 받게 되었지요. 한나가 기도하여 낳은 사무엘은 위대한 선지자가 되었지만 아버지 엘리의 말에 불순종하여 온갖 죄를 저질렀던 홉니와 비느하스는 결국 블레셋 사람들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을 봅니다.
사사시대 모압에 살던 평범한 이방 여인 룻은 첫 남편과 사별한 뒤에도 시어머니를 끝까지 섬기며 그 신앙을 고백했을 때 결국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섭리로 보아스와 만나게 하시고 그의 아내가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룹니다. 나아가 다윗 왕과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는 놀라운 축복을 받게 됩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육신의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 뿐만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대로 온전히 순종하신 본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한다고 하는 것은 육신적인 부모에게만 순종할 뿐 아니라 영적인 부모와 스승에게도 순종하고 그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것을 또한 포함합니다. 여러분의 신앙을 지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의 권위와 가르침에 청종할 때 그것은 여러분들에게 귀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분들은 추도 예배를 드릴 뿐 아니라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시는 이 시대의 나오미 할머니들을 잘 섬기시는 것도 귀한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십계명의 제 5계명을 넓게 해석하면 단지 육신의 부모님 뿐만 아니라 모든 상하좌우의 인간관계를 다 포함하는 말씀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현대 사회의 위기는 한마디로 가정의 위기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한 세속화의 물결은 사실 가정이 건강하지 못한데서 출발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가정의 달에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 가정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말씀에 비춰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귀하게 주신 천국의 모형인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롭게 깨닫고 그 순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 인간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성령께서 오신 것입니다. 제자들이 합심하여 기도할 때 성령의 충만을 받고 교회 공동체가 시작되고 하나님 나라가 회복, 확장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이번 한 주간 특별 새벽 기도를 합니다. 성령의 충만을 사모하면서 특히 우리 모든 가정에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함께 하시도록 기도하십시다. 그리하여 부모는 부모로서 자녀는 자녀답게 말씀과 기도로 서로 신뢰하며 자녀들은 부모님을 주 안에서 온전히 섬기고 부모들은 자녀들을 주님의 교양과 훈계로 잘 양육하여 우리 모든 가정이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답고 귀한 작은 천국이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