嗟乎라 不入其門이면 詎窺其奧者也리요 又一時而書라도 有乖有合하니 合則流媚하고 乖則彫疎로다 略言其由하면 各有其五하니 神怡務閑이 一合也요 感惠徇知가 二合也요 時和氣潤이 三合也요 紙墨相發이 四合也요 偶然欲書가 五合也니라
아아 (서예의) 문에 들어가지 아니하면 어찌 그 속을 엿볼 수 있으리요. 또 한때에 글씨를 쓰더라도 법도에 어그러짐이 있고 합하여짐이 있으니 합하여지면 즉 물이 흐르듯이 아름답고, 어그러진즉 조잡하게 된다. 그 연유를 말하면 각각 다섯 가지가 있으니, 정신이 평안하여 정신이 평안하여 마음은 기쁘고 職務는 번거로움이 없어 閑裕한 것이 一合이요, 恩惠에 感하고 知己를 느껴서 글씨 씀이 二合이요, 날씨가 좋아 和氣가 윤택한 것이 三合이요, 종이와 먹이 서로 잘 어울림이 四合이요, 우연히 써보고 싶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 五合이다.
* 유미(流媚): 柔媚와 같음.
* 조소(彫疎): 조잡하다. *彫:시들 조. 疎: 성길 소.
心遽體留가 一乖也요 意違勢屈이 二乖也요 風燥日炎이 三乖也요 紙墨不稱이 四乖也요 情怠手闌이 五乖也니라
마음이 어수선하고 몸이 움추려 드는 경우가 一乖요. 자신이 써주기 싫으나 부득이하여 쓰는 것은 二乖이며, 바람이 건조하거나 暴炎 등으로 日氣가 좋지 못한 것이 三乖이고, 종이와 먹이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四乖이며, 무언가 알지 못하게 기분이 내키지 않고 손이 무거움을 느낄 때가 五乖이다.
乖合之際에 優劣互差하니 得時는 不如得器하고 得器는 不如得志라 若五乖同萃하면 思遏手蒙하며 五合交臻하면 神融筆暢하나니 暢無不適하고 蒙無所從하니라 원본23.1~25.4
(글씨를 쓸 경우) 乖한가 合한가에 따라 優와 劣이 서로 달라지니 時(글씨 쓰기 좋은 때)를 얻는 것은 器(글씨 쓰는 좋은 용구로 종이, 붓, 먹, 벼루 등을 말함)를 얻는 것만 못하고, 좋은 器具를 얻는 것은 志(창작을 하려는 뜻. 또는 合理的인 서예 이론)를 얻는 것만 못하다. 만약 五乖가 함께 모이면 생각이 막히고 손이 움직이지 않게 되고, 五合이 交叉되어 이르면 정신이 밝아져서 필체가 流暢하게 되니, 流暢하면 맞지 않음이 없고, (손의 움직임이) 蒙하게 되면 좇는 바가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