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冬이라 天地閉하니 龍蛇ㅣ 蟄幽宮이라 世道多反覆하니 君子有固窮이로다
虛窓列遠岫하고 白雲度晴空이라 從嗔不迎客하고 揮琴送飛鴻이라
겨울이 깊어 천지가 얼어붙으니, 용과 뱀은 깊이 묻혀 잠을 자네. 세상 길은 번복도 많구나, 군자는 곤궁을 참고 견딜 뿐.
빈 창 앞엔 먼 멧부리 늘어섰고, 흰 구름은 갠 하늘을 지나가네. 욕하건 말건 손을 영접하지 않고,
거문고를 타며 나르는 기러기를 보내노라.
山中有故人이 貽我尺素書라 學仙若有契면 此世眞蘧廬라
軒裳을 非所慕나 木石은 難與居라 不如飮我酒하며 死生任自如라
산속에 있는 친한 벗이 한 자 되는 흰 비단 편지 보내 왔네. 신선을 배울 방법 있을 양이면, 이 세상은 참으로 여관집이라.
초헌과 관복 사모하진 않지만, 나무와 돌과는 함께 살 수 없구나. 내 차라리 술을 마시며, 사생을 자연에 맡김만 못하리.
淸朝樂無事하여 十日九下帷라 偶然出官道라가 立馬看奔馳하니
草草功名子는 紛紛豪俠兒로다 歸來對黃卷하며 一笑還自怡라
壬辰(2012) 黃花節 錄益齋先生詩 月汀 白承勉
맑은 아침에 일 없는 것 즐거워, 열흘이면 아흐레는 장막을 내린다.
우연히 한길에 나갔다가 말을 세우고 분주히 내왕하는 무리를 보니.
바삐 벼슬을 구하는 사람, 호화로운 자제들일세. 돌아와 누른 책 마주 대하며,
한 번 웃고 또 스스로 기뻐하노라.
2012년 국화피는 가을에 익재선생시를 적다. 월정 백승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