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김성우*엄기호, 따비.
* 지금 글쓰기가 대유행입니다만, 저는 좀 냉소적입니다. 읽기가 기반되어 있지 않은데 쓰기가 가능할 것인가 싶거든요. 글을 쓰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이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을 체계적이어야 합니다. 게다가 글을 쓸 때는 그 글이 당대를 넘어 후대에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글은 말과 달리 기록이잖습니꺼. 그러나 글을 쓰는 것은 추상성을 높여 치밀하게, 체계적으로 구축함으로써 한편에서는 보편성을 획득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모습 또한 보여주는 일이어야 합니다. 한 권의 책이란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에 그 세계 내의 정합성과 논리성과 인과성과 핍진성을 다 맞춰내야 하는거죠.
그런 걸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쓸 수가 있느냐?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쓰게 하더라고요. 매뉴얼이 있어 공장 제품이 나오는 것처럼 매뉴얼에 맞춰서 집어넣으면 되는 거에요. 그렇게 매뉴얼에 맞춰 썼을 때 그 사람이 저자(author)가 되는 거냐, 아냐죠. 그 글에 무슨 독창성이 있겠어요. 자기 사유가 없는데 독창성이 있을 리 없죠.('읽기는 여전히 유효한가' 중에서)
=> 이 말에 크게 공감이 된다. 작문 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일단 글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먼저 드러낸다. 그러면 일단 주제에 대해서 자료를 모으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부터 정리하도록 조언을 한다. 단순 인용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집어 넣어 글을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글쓰기 교재들은 단지 방법만을 제시하고 있어, 한 두 편의 글은 그러한 형식에 맞추면 일단 글이 완성된다. 하지만 그 내용은 지극히 형식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글 속에 쓴 사람이 보이지 않으면, 그 글의 '저자'가 될 수 없다. 그것이 이른바 '독창성'이고, 다르 용어로는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글의 주제에 맞게 자기 생각을 끝없이 접목시키는 것이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체라고 생각한다. 리뷰 역시 마찬가지다. 단지 요약하는 것에 그쳐버리고, 그 책을 읽은 자신의 생각을 접목시키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글이 될 수 없다고 하겠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