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금지 1년째
머그컵과 텀플러 판매량이 대폭 늘어
일회용품 규제 시민들 반응은 부정적
20175127 김한나
카페 내 일회용품 규제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머그컵과 텀블러 등 일회용품 대체 상품의 매출이 늘어났지만, 카페 점주들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카페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진상 손님’과 설거지거리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일회용 컵 사용 규제를 시작한 2018년 8월 1일부터 이달 4월까지 8개월 여간 관련 상품 이용 건수를 살펴본 결과, 개인 텀블러 이용 건수가 1081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텀블러 판매량 역시 시행하기 전 기간보다 약 53% 증가됐다.
이는 곧 관련 용품 업체의 매출 증가로도 이어졌다. 코멕스의 올해 텀블러 매출은 지난해 대비 50% 늘었다.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재활용법)’에 따라 작년 8월 1일부터 카페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 적발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거로 결정됐으며 이는 사업자에게 5~200만 원의 과태료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매장 내 일회용 컵 금지 문구를 부착하고 주문 시 고객에서 머그잔 사용을 권유하고 있다.
일회용 컵 규제가 시행된 후 일회용 컵 사용량 변화를 보면 환경부는 자율협약을 체결한 업체에서 수거한 일회용 컵은 지난해 7월 206t에서 올해 4월 58t으로 72%가량 감소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통계는 자율협약을 맺은 매장 수(1만 360곳)로 만 집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전문점 수가 9만 개에 달하기 때문에 통계를 믿을 수 없다.”면서 “실제 일회용 컵 사용량은 되레 늘어났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벗어난 지역에서 규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지적도 많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5월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지 않은 곳도 있었고 매장에서 마시는데 일회용 컵에 담아주는 곳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가까운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림대학교 티아모나 브레댄코 매장에서도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플라스틱 컵 대신 종이컵에 담아주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규제를 틈타 사용량이 늘고 있는 종이컵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종이컵은 내부 코팅처리(폴리에틸렌·PE)를 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렵다”며 “종이컵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플라스틱 컵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하지만, 일회용 컵 규제가 시행되면서 카페 점주들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은 피해를 받고 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10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7.2%가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이후 일이 더 힘들어졌다고 응답했다. 또한 재활용법이 시행되면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의 대한 질문한 결과 응답자 53.6%가 설거지 등 일이 더 많아졌다고 응답했으며 33.6%는 매장 손님 응대가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E카페 직원 박 모(24)씨는 “손님이 몰릴 시간대에는 설거지해야 할 머그컵이 많아 손님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또, 종종 머그컵이 예쁘다고 가져가는 손님들도 있고, 심지어 개인 텀블러를 세척해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도 있다. 또 테이크아웃이라 해서 일회용품에 담아드렸는데 알고 보니 매장에서 드시고 가는 손님들도 있다.”고 전했다.
평소에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백 모(22)씨는 ‘매장에서 머그컵을 이용하게 되면 다 먹고 카운터에 가져다줘야 하는데, 잔이 너무 무거워서 불편하다. 환경을 생각하면 좋은 제도이지만, 머그잔이 제대로 씻겼을까 라는 위생적인 부분에 걱정이 된다. 또 먹다가 많이 남기면 들고나가고 싶은데 테이크아웃 잔에 담아달라고 말하기가 눈치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