遐邇壹體 率賓歸王 (하이일체 솔빈귀왕)(백우)
【本文】
遐邇壹體 率賓歸王 하이일체 솔빈귀왕
멀거나 가깝거나 한결같이 다스리니
이끌고 복종하여 왕에게 귀의했다.
【훈음(訓音)】
遐 멀 하 邇 가까울 이 壹 한 일 體 몸 체 率 거느릴 솔 賓 손 빈 歸 돌아갈 귀 王 임금 왕
【해설(解說)】
遐邇壹體(하이일체) 멀거나 가깝거나 한결같이 다스리니
率賓歸王(솔빈귀왕) 이끌고 복종하여 왕에게 귀의했다.
하이(遐邇)란 멀고 가까움을 뜻합니다. 여기서 하(遐)는 하원야(遐遠也)라 했으니 '멀다'는 뜻이고, 이(邇)는 이근야(邇近也)라 했으니 '가깝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이(遐邇)란 멀고 가깝다는 원근(遠近)이란 뜻입니다.
일체(壹體)란 일체(一體)와 같은 말로 일심동체(一心同體)라는 말입니다. 일(一)과 일(壹)은 같은 자입니다. 그래서 은행에서는 잘 아시다시피 일(一)은 변조가 가능하므로 일(一)을 일(壹)로 쓰고 있습니다.
솔빈(率賓)에서 솔(率)은 솔왈영야(率曰領也)라 해서 '인솔'의 뜻을 가지고 있고 빈(賓)은 빈복야(賓服也)라 했으니 '덕을 그리워하여 복종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솔빈(率賓)은 '이끌고 와서 복종한다'는 뜻입니다.
빈(賓)은 원래 손님의 뜻입니다. 손님을 빈객(賓客)이라 하고, 특히 외국 사신 등을 국빈(國賓)이라 합니다. 귀빈(貴賓)이지요. 옛날에는 제후들도 빈(賓)이라 하여 국빈을 맞이 할 때는 극진한 예의를 다했습니다. 이들은 나라간의 중요현안에 대하여 자국의 이익과 발전에 대하여 논의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여기서의 빈(賓)은 국왕이나 천자의 덕을 사모하여 자발적으로 오는 손으로, 이는 국왕에게 귀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복종(服從)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왕이나 천자의 덕을 사모하여 무리를 이끌고 와서 왕에게 귀의(歸依)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귀왕(歸王)입니다.
바로 앞 절에서 애육여수(愛育黎首) 신복융강(臣伏戎羌)에 대하여 공부한 바 있습니다. 군왕(君王)이 백성을 사랑으로 육성(育成)하니 변방의 융(戎)과 강(羌)도 신하로써 복종(伏從)했다 하는 내용입니다. 통치자인 군왕이 덕으로써 통치하여 백성을 자기 자식처럼 사랑한다면 변방의 오랑캐들도 신하로써 복종해 온다는 내용입니다. 하이일체(遐邇壹體)란 이 구절의 연장선상에서 이해 해야 합니다.
여기서 하(遐)는 먼 변방족을 말하고, 이(邇)는 자국민을 말합니다.
한(漢)나라 낙양인(洛陽人) 가의(賈誼)가 말하기를 "천자(天子)"란 천하(天下)의 머리이고, 만이(蠻夷)는 천하의 수족(手足)이니 천하의 근본이 한 사람의 신체와 통하는 것이다. 덕화(德化)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니(앞 절의 臣伏戎羌) 사람들이 모두 서로 앞장서 복종하여 왕에게 귀의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습니다.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말했습니다.
"백성은 창고가 차야만 예절을 알며, 의식이 족해야 영욕을 안다.
위에 있는 자가 절도를 지키면 육친(六親)이 굳게 결합하고,
사유(四維 예의염치)가 흔들려 풀어지면 나라는 망한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군왕은 몸 닦음을 도(道)로써 하며 도 닦음을 인(仁)으로써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군왕이 몸을 닦아서 덕화(德化)를 천하에 베풀어 자국민은 물론이려니와 변방의 이민족이라도 귀의해 오면 똑같이 한 몸으로 대하여 덕화를 입게 한다면 무리를 이끌고 와서 왕에게 귀의한다는 것입니다. 혹은 조공(朝貢)을 해 온다는 것입니다. 이번 구절에서는 군왕은 덕으로써 통치해야만 천하의 백성이 따름을 강조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