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훈련소 입영심사대로 향하는 아들을 보며
2016년 1월 18일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확인하러 창밖을 내다본다. 다행히 눈은 쌓이지 않았지만 가느다란 눈발이 날린다. 올 겨울 추위의 절정을 이룬다는 일기예보가 있는 오늘은 큰아들이 논산훈련소로 향하는 날이다.
눈 예보가 있어서 시간보다 일찍 출발하기 위해 서두른다. 그동안 이른 시간에 일어나 본 적이 없는 예비 군인은 비몽사몽이다. 이런 아들을 어떻게 군대에 보내나......
입대하는 날, 따뜻한 밥 한 술 먹여서 보내고 싶은데 아들은 밥 한술 넘기지 못한다. 꾸물거리는 날씨가 걱정되어 빨리 출발했다. 눈이 내리다가 멈추다가 반복하지만 다행히 쌓이지는 않는다. 이른 시간에 도착해 아침을 먹지 못한 아들을 위해 식당을 찾아갔는데 가는 곳 마다 예비 군인들과 그 가족들로 북적거린다. 아들은 곧 정지되는 휴대폰이 아쉬운지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느라 점심도 잘 먹지 못한다.
점심을 먹고 아들을 데리고 입영심사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나가기 싫을 만큼 추운 날씨이다. 밖에서 여자 친구와 전화를 한참 하더니 너무 추운지 차안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가고 싶지 않은 화장실을 간다며 차 밖으로 나왔다. 한참을 있다가 들어갔는데도 아들은 아직도 전화를 끊지 못한 채 여자 친구와의 작별을 아쉬어 하며 눈물을 글썽인다.
엄마를 보고 아직까지 눈물 한방울 아니 흘리던 아들이 여친과 통화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고 나와 남편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들은 휴대폰을 30분전에 나한테 전달해준다. 그리고 우리는 모임장소로 이동했다.
추위로 아들들을 걱정하는 가족들이 1800여명의 아들들을 보내며 웃기도 하고 손을 흔들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입대식은 추위 때문인지 다행히 짧게 끝났다. 까까머리로 모자도 벗은 채 입영식을 마친 아들들은 부모님들이 계시는 운동장을 한 바퀴씩 돌고 이별이다. 너무나도 짧은 시간 그 많은 아들들 속에서 아들을 찾아 손을 흔들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다. 남편은 내 손을 이끌고 돌아갈 준비를 서두른다. 난 이렇게 입대하는 큰아들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대한민국 남자로서 국가의 부름을 받은 아들이 아이에서 멋진 남자가 되어 아무런 사고 없이 건강하게 마치고 돌아와 주길 간절히 바라며 눈을 뚫고 집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나도 아들 입영시키던 날이 되살아나 눈물이 찔끔.우리 아들도 핸드폰 갖고 자꾸 사라지더라구요. 연병장으로 향하며 그때야 눈물을 감추며 멋적게 돌려주던 핸드폰 생각도 나고,부모들을 향해 절하는 아들들 모습에 울컥,눈물을 감추려 얼굴을 돌리던 내 모습이 생각도 나고..종이비행기에 날려 보내던 편지..멀리서 보이는 아들 모습 더 눈에 담으려 많은 사람들 틈에서 까치발하던 그날을 기억합니다.써니님 아들도 잘 견디고 잘 이겨낼 것입니다.더 건강해지고 대한의 남아로 멋지게 더욱 변신할 겁니다. 추위때문에 혹독한 훈련은 당분간 없을 겁니다. 다 사람들 하는 일인데요. 걱정마시고 써니님도 식사 잘하고 건강하세요.
군대 ... 눈을 딱 대고 보면 참 기가 막히지요. 이제까지 생활패턴과는 전현 다르니까요. 그런데 그 세상에 들어가면 잠시 가고싶고 자기 의지대로 했던것을 못하게 되니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생황 참 재미있어요. 그리고 원래 남자끼리 같은 방에서 자고 식사하면 재미있거든요. 그런데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 또라이가 있을 수도 있고 문제도 만들지만 대부분은 그런대로 재미있게 생활합니다. 순간이 서운해서 그렇지 조금 있으면 빨리 부대나 들어가지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잘 지낼겁니다. 나도 그렇게 갔다 왔거든요. 그리고 재미도 있어요. 우리는 맞으면서도 재미 있었거든요. 걱정마세요. 아들도 그럴 겁니다.
이제 광주의 날씨는 뒨전이 되겠군요. 4계절의 날씨 온도의 숫자는 아들 부대에 가있지요.제대하는 날까지 뉴스에 귀기울여지게 되고요. 써니님 걱정마세요. 큰아드님 군생활 잘하고 제대 할 거예요. 아드님에게 편지 자주 써주시면 위안도 위로도 될것 같습니다. 요즘 전방의 부대엔 밴드도 있어 부대의 소식을 전달 받더라고요.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적응 잘하고 올겁니다.
제 아들도 4년전 1월 딱 이맘때 입대를 했지요.그렇게나 좋아하던 설렁탕을 점심으로 몇 숟갈 뜨다가 말더군요. "엄마! 건강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긴장된 모습으로 훈련장을 향해 달려가던 아들이 목에 걸려 광주까지 울고 내려왔던 추억. 겨울 추위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토피 땜에 제일 싫어했던 여름을 이제는 겨울이 자리하고 있답니다.군대를 다녀온 후, 자신에 대한 책임감, 의지력등 남자로서의 면모가 더 확실해졌습니다. 써니님의 아들! 건강하고 더 든든한 아들로 군생활 잘 마치고 올겁니다.우리 함께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