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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불교적 가치에 입각한 지역사회 개발 운동과 지역 활동가 교육사업을 추진해온 SEM(Spirit in Education Movement)의 결실을 소개하고 있다. SEM은 영성,생태론적,전체론적 관점에 기반한 대안교육기관으로 1995년에 설립했다. SEM은 성장과 경쟁, 소비주의에 의해 야기된 소외와 불평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활동가의 인식전환 및 변화를 그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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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개인주의를 조장하는 교육시스템이 글로벌 위기의 원인
▲ 솜붐(Somboom)_INEB사무총장.INEB (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s)는 불교영성에 기반한 범 종교적인 연대활동 기구다.태국에 사무국을 두고있으며 전세계 불교활동가들의 연대체이자 매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
이러한 목적에 가치를 두는 세계관은 그것을 지탱하는 사회·문화적 구조를 암묵적으로 전파한다. 이와 같은 사회·문화적 구조는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를 지시하고, 그러한 태도를 강화한다. 교육시스템은 그러한 세계관의 발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가치를 생산 또는 재생산하고 소위 가치중립적 과학을 추구하는 경제 이성주의자들의 군대를 양성하면서 진정한 도덕적, 정신적 문제들을 간과한다.
현재 교육시스템이 장려하는 대표적 가치는 경쟁, 합리성 그리고 지성주의다.
우리는 스스로가 최고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경쟁하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타자’의 손해를 동반하며 또한 개인주의 의식을 조장한다. 또한 과학은 우주의 물질적 측면만을 다루는 지식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양한 사상의 형태보다는 합리주의적 사고와 지식탐구를 강조하고 있고, 지혜와 마음의 개발보다 지적 능력이 우선시된다.
세상의 변화를 원한다면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시스템에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과잉’을, 단지 사회공학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로서만 바라보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 자신에 내재된 것임을 인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사회개혁, 또는 사회변화의 핵심이다.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의 내면, 우리가 지닌 가치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가의 역할은 교실에서 어떤 가치를 가르치고, 가르치지 말아야 할지 따지기 보다는 피교육자들이 스스로 자신을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자기인식과 경험을 통한 개인의 변화가 사회변화의 전제
▲ SEM은 성장과 경쟁, 소비주의에 의해 야기된 소외와 불평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활동가의 인식전환 및 변화를 그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
그러나 우리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비판적 분석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회에 나타나는 모든 것을, 이해하지 않고 무엇이든 수용하려 들 것이다. 따라서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에 다른 메커니즘과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
자기인식과 경험(또는 경험적·참여적 학습)은 지식을 경험에 연결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는 마음개발로서 학습의 중요한 측면이다. 생각을 성찰함으로써 우리는 생각과 경험을 더욱 명확히 하게 되고 확고한 생각을 갖게 된다. 깊은 성찰을 통해서 우리 내면에 잠재해 있는 가치와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 나타난 가치들의 관계를 알 수 있다. 경험적 학습은 행동하고 배운 것을 되돌아보고 계획하며 다시 행동에 옮기는 방식으로서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에 우리 자신을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자기인식과 경험은, 암기가 아닌 통합적인 방식이며 우리의 태도와 행동에 지식을 연결시키고 활용한다. 이는 당연하게 여겨온 태도와 전제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하고 새로운 존재방식과 앎의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핵심이자 세상을 변화시키는 첫 단계이다.
비판적 분석과 자기성찰을 통한 개인의 변화→사회변화
모색하는 SEM의 지역사회 활동가 교육훈련
▲ SEM는 지역주민과 활동가교육훈련 사업을 통해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서 시민사회 역량과 권한을 강화하는데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SEM(Spirit in Education Movement) 홈페이지.http://www.sem-edu.org/ |
훈련내용은 대부분 강의, 그룹과제, 비판적 분석, 참가자 발표, 현장 방문과 교류 프로그램 등 경험적, 참여적 학습방법으로 이뤄지며 참가자 스스로 생각, 반추, 교훈,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과정을 통해서 더욱 의미 있는 경험적, 참여적 학습방법을 완성해나간다.
우리는 그동안 훈련과정을 마친 참가자들이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 비슷한 가치를 나누는 것을 보아왔다. 이 가치들은 만족, 문화적 통합성, 영성, 자립, 사회정의, 전체론, 권한강화, 참여, 생태적 통합성을 포함한다. 훈련과정을 통해 어떤 구체적인 변화를 경험했는지 참가자에게 물었을 때, 우리는 3가지 주요한 변화를 발견하였다. 이는 세계관, 개인의 성장, 개발에 대한 인식변화 등이다. 훈련기간 동안 발현된 참가자들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 소박한 삶과 사회생활. 많은 참가자들이 물질주의적, 개인주의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경제적 부(富)보다는 공동체적이고 폭넓은 행복에 가치를 두는 세계관을 갖게 되었다. 소박한 삶은 또한 사회적으로 실현되어야 가치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 시민사회를 통한 사회변화. 사회에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고 그러한 변화를 누가 촉진하는지에 대한 이해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소외 지역 출신 참가자들은 정부가 사회변화에서 주요한 역할자라고 생각해왔으나 시민사회의 역량을 살펴본 이후, 시민사회를 보다 의미 있고 평등하며 지속가능한 변화의 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다양성과 평등. 문화적, 종교적으로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가 서로의 경험과 문화적, 종교적 표현을 나눔으로써 신뢰를 갖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서 참가자들이 문화적, 종교적 편견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 개인의 성장. 참가자들은 참여적 학습방식과 더불어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갖게 되고, 명상수행과 반추과정에서는 자기 인식과 이해가 이뤄지며 공동체 구축 과정을 통해서는 타인과의 관계를 더 발전시키고 이에 따라서 타인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가치에 기반한 교육방식은 참가자들의 태도를 변화시키며, 이는 그들로 하여금 그들을 둘러싼 세상에서 어떻게 타협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해 반추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방식은 특정 가치들을 주입하거나 장려하는 방식이 아니라 비판적 분석, 자기인식, 경험적 학습 과정을 통해서 이뤄지며, 참가자들은 문제와 주제들을 탐구하고 그들에게 무엇이 중요한가와 관련하여 자기이해를 넓혀간다.
이러한 교육훈련 방식은 “여러분이 세상에서 보고자하는 변화가 되라”는 간디의 명언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이 각 개인에 숨은 잠재가능성을 이끌어내고 자기성찰을 통해서 자기 창조를 촉진하는 학습과정”라는 아담 쿠리의 주장처럼 우리 자신의 의식을 탐구할 때에만 우리는 사회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