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은 3월에서 9월이 가장 배추가 많이 나오는 시기이다.
지난번 제프리스 시절에는 그 기간 중에도 거의 볼 수 가 없었지만 역시 도시가 커서 그런지 매주 금요일이면 야채마킷에 배추가 있다.
하지만 이미 오전중에 한국인 주부들과 중국인들이 지나가고 우리가 가는 오후2시면 그나마 속이 없는 배추가 3-4포기 남아있을뿐이다.
그래도 제프리스에 살면서 4년 넘게 김치의 그리움을 가지고 산 것에 비하면 얼마나 감사한지...
요즘 식탁이 변하고 있다.
4년간 매일 빵과 마가린...남아공 식으로 뽀에끼...스튜류..과일, 비스켓 류가 전부였던 우리집이..밥과 김치를 먹는 날이 많아졌다.
이젠..선교사가 현지 음식에 적응해야지..무슨 놈의 된장에..매일 김치를 해먹냐고 주장하던 내 고집도 꺽여서 기쁨 선교사의 의견을 많이 따라간다.
반찬은 김치 하나...가끔 지수를위해...남아공소세지를 사다 삶아 먹이긴 하지만...
먹는 건 살맛 난다.
그 밖에..도시로 이주하면서..더 거칠어진 남아공 운전자들...그나마 신호가 중간중간에 있어 신호 지키느라 질서는 있지만..제프리스에서의 STOP싸인에 서로 양보하던 맛은 없어 힘이든다.
또하나 남아공은 극장에서 영화보기가 비교적 싸..4년전 옛날 부스타 이후 처음으로 기쁨 선교사와 영화도 보러갔다. 시설은 한국에 비하면 우수하지는 않지만..
화요일 오전은 한 명당 1200원 정도이면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손을꼭 잡으시고 함께 영화를 보러 오신다.
함께 일하게된 선교단체 ACDM 분들에게...양해를 구해...
나도 영화를 보면서 손을 꼭 잡는다. 나이 드신 분들 흉내내는 것 같아 우습지만...
선교지에서의 가정을 지킴은 어느 사역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기에...이러한 시간들이 선교지에서 허송세월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