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칠레령 이스터섬의 모아이 상을 찾아서
김 진 규(25회, 장안대 교수)
세상 일에는 노력하고 투자한 만큼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이익이 남는 법이다. 여행의 경우 더욱 이 말을 뒷받침해 준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면서 일정과 지역은 조금 무리하다 싶게 잡는다면 여행하는 그 당시는 고생과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돌아와 세월이 흐를수록 그 때 그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 값진 것으로 감동은 커지고 경비면에서도 크게 이익이 남게됨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남미 여행을 계획하면서 크게는 멕시코-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로 잡고 작게는 각 나라의 주요 도시와 유명 고적과 문화재, 자연 환경의 차이점을 찾아 보기로 했다.
특히 칠레는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로 안데스 산맥이 길게 내리 뻗으면서 북부지방은 400년 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은 아타카마 사막과 남으로 내려오면서 습지대를 거쳐 파타고니아로 불리우는 극지방의 빙하가 있는 나라로 곳에 따라 각기 다른 기후대가 연출하는 자연 모습 등으로 매력있는 여행지로 꼽힌다.
이에 더하여 칠레의 수도 산티에고에서 서쪽 3800Km,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이스터 섬은 세계의 불가사이로 여기는 거대한 인물 석상인 모아이 상이 있다. 내가 조금은 욕심을 내어 계획을 잡았다는 것은 이왕 먼 곳까지 갔으니 세계의 불가사의로 불리우는 이스터 섬의 모아이석상을 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다.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을 보는 것은 50일간 5개국 육로 여행 일정도 빡빡한데 여행의 진행 반대 방향인 태평양쪽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시간과 경비면에서 무리였다. 그러나 그 곳에서 느낀 감동과 추억은 어려움과 경비에 비에 훨씬 커 ‘아주 잘 한 일’ 로 시간이 갈수록 높게 평가하고 싶다.
산티아고 공항에서 비행기 수속을 하는 동안 운 좋게 민박집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이스터섬 원주민인 40대 남자가 닥아와 자신은 산티아고에서 살고 있으며 섬에는 누이와 어머니가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섬으로 떠나는 여행객을 미리 공항에서 섭외하여 섬의 누이에게 연락하면서 손발을 맞춰 경영을 한다고 했다. 세계적인 명소에 숙박비 1일 15$에 비행장에 픽업도 나온다고 했다.
민박집은 작고 깨끗하며 해안과 가깝고 앙가로아 마을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동네구경과 관광하기에 편했다.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에서 관광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계획을 세웠다.
첫째 날은 왕복 4시간을 산책하며 섬 서남쪽에 있는 분화구에 올랐다.
크지 않는 분화구는 사방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아담하고 아름다웠다. 그 주위의 절벽 바위에 조인(鳥人)그림이 새겨져있는 오롱고가 있다. 절벽 아래 감청색의 바다에는 작은 섬 하나가 떠 있다. 옛날 그 섬까지 헤엄쳐가서 새알을 먼저 가져오는 용사가 그해의 지도자 역할을 하고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조인이 되었다고 한다.
둘째 날은 동남쪽 해안에 서 있는 모아이 상과 박물관을 보기로 했다.
박물관의 규모는 작고 소장품은 빈약하지만 그 당시 석상을 다듬는 연모와 운반 기기도 없이 어떻게 조각하고 운반하여 해안에 세웠는지를 상상하여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맑은 태양이 쏟아지는 섬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는 기분으로 산책하다 바닷가에서 야유회를 하는 원주민 가족을 만났다. 커다란 열대 생선과 돼지고기를 석쇠에 굽고 갖가지 야채며 과일을 푸짐하게 대접받으니 마치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들과 함께 놀려 나온 기분으로 예상치 못한 여행 중 이벤트가 되었다. 해질녁 바다와 하늘,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색의 파노라마는 장관이었다.
세째날은 렌트카를 이용해서 서쪽 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며 섬 일주를 했다.
이틀간의 관광은 자연의 아름다움이였다면 셋째날은 석상에 대한 감탄이었다.
세계의 불가사의한 유적이라는 말에 걸맞게 바다를 배경으로 서있는 석상들은 어느 하나 같은 표정이 아니다. 얌전히 긴 팔을 앞으로 여미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묵묵히 서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서 있는 석상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한참 달려 해안에서 떨어진 채석장이라고 불리는 작은 산에 도착했다. 한 덩어리로 이루어진 산을 요리조리 제단하여 한뼘의 바위도 헛되이 버리지 않겠다는 흔적이 역역했다.
미완성으로 남은 석상을 보면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작업을 했는지 조각하다만 진도가 각기 다른 것이 여러개다. 신비하고 감탄스러워 누워 있는 석상을 어루만지니 어딘선가 당시 석공이 불쑥 나타나 나를 밀치고 작업을 시작할것 같았다.
큰 석상 얼굴은 눈, 코, 입, 귀의 균형 잡기도 어려운데 그 위치의 배치가 절묘하여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치 넓은 천을 펼쳐 놓고 양복을 제단하듯 돌을 다룬 솜씨로 무엇을 애타게 염원하면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힘든 작업에 몰두 할 수 있었을까?
석상의 키가 4~5m. 몸통의 둘레가 3~4m넘는 석상이 무수히 조각되어 이미 섬의 여러 곳에 옮겨져 있고 또 옮기다 기슰에 세워둔 것, 비탈을 이용하여 밀어 내리는 것들이 어지럽게 늘려 있는데도 채석장 푸른 언덕과 조화를 이뤄 많은 조각품들은 의도적으로 설치된 야외 박물관을 연상케 했다.
섬 한바퀴를 돌아 차에서 내리면서 “과연 이스터 섬이구나!” 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남은 여행지는 일정에 쫒기었지만 이스터섬은 두고 두고 새록 새록 추억을 담아내는 옹달샘이 되었다.
가고파 2003년가을호 vol. 25 여행기 p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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