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내 뜻이오
황진이
靑山은 내 뜻이오 綠水는 임의 情이로다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잊어 울면서 가는가
靑山은 내*이오 綠水* 님의 정情이 綠水 흘너간들 靑山이야 변(變)*손가 綠水도 靑山을 못니저 우러예여 가*고
지은이 : 황진이(黃眞伊). 생몰 미상. 조선 중종 때의 명기. 개성 출신. 본명은 진(眞), 일명은 진랑(眞娘), 기명(妓名)은 명월(明月). 미모와 가창뿐만 아니라 서사(書史)에도 정통하고 시가에도 능하였으며, 당대의 석학 서경덕을 사숙하여 거문고와 주효를 가지고 그의 정사를 자주 방문, 당시(唐詩)를 정공(精工)하였다고 한다. 또한 스스로 박연폭포(朴淵瀑布), 서경덕, 황진이를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 하였다고 한다.
[감 상] 한시와 시조 모두에 능하였으며 조선조를 대표하는 최고 여성 시인의 한 사람인 황진이의 현존 시조 6수는 모두가 가작이다. 이 작품에서는 자신의 뜻을 청산에 비유하여 신의와 지조를 나타낸 반면 흐르는 물에 비유한 임의 정은 변절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종장에 가서는 청산도 녹수도 일체가 되는 조화의 묘를 기하였다. 애이불상(哀而不傷)이라는 말이 이런 시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겠다. 인생과 자연에 대한 관조의 자세와 인품의 대범함이 이 한 수의 시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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