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589차 제5기 신곡 지옥편 제7곡(45) 2015-12-26)
지옥편 제7곡(Inferno Canto 7) 인색자와 낭비자(제4환)/분노자(제5환)
강사: 홍응표 선생
●<7곡의 개요>
1.버질이 플루토스의 입을 막다(1- 15)
2.제4환 인색자와 낭비자의 충돌(16-35)
3.단테의 3가지 질문에 대한 버질의 답변(36-96)
(1)단테(36-39)-버질(40-48)
(2)단테(49-51)-버질(52-66)
(3)단테(67-69)-버질(70-96)
4.제5환(97-99),스틱스에 내려감(100-108)
5.두 부류 분노자들 사이의 싸움(109-130)
1.줄거리
두 시인은 제4환의 입구에서 괴물 플루토스의 저지를 받는다. 그는 재물에 대한 탐욕(貪慾)의 상징적 표현이다. 베르길리우스는 무서운 질책으로 플루토스의 위협을 물리친다(1-15). 이곳의 망자들은 인색자와 낭비자로 나뉘어 서있다. 두 패거리들은 원 둘레의 한 점을 향하여 무거운 바위를 굴리고 있다. 부딪치면 서로 욕설을 퍼붓고 반대방향으로 바위를 가슴으로 밀고 간다. 원의 반대편에서 부딪치면 또 욕을 한다. 수전노(守錢奴)와 탕자(蕩子)들은 이런 벌을 영원히 받고 있다(16-35행).현세에서 그들은 금전만을 생각하고 다른 아무 것도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격(人格)이나, 개성(個性)이 파괴되어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환언하면 개성멸실(個性滅失)이다.여기서 베르길리우스는 하나님의 계획안에서 행운(幸運 Fortune)이란 무엇이며 이의 작용을 단테에게 일러준다(36-96행). 이 부분은 ‘철학(哲學)의 위로(慰勞)’를 쓴 보에티우스의 사상(思想)의 인용이다. 행운 혹은 운명은 중세문학의 주제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세 기독교의 금전관(金錢觀)을 엿볼 수 있다. 다음에 두 시인은 제 5환인 스틱스(Styx)의 늪에 온다(97-108). 여기서 처참한 망자들의 육탄전(肉彈戰)을 본다. 폭발적 분노자와 내성적 분노자의 모습을 그린다(109-116). 진흙탕에 처박힌 자들의 넋두리를 듣는다(117-126). 두 시인은 스틱스를 돌아서 어느 탑 아래 이른다(127-130).
2.본문강의
1)괴물(怪物) 플루톤(1-18행)
‘파페 사탄(1행)’은 플루톤의 성난 음성이며. 두 시인을 보고 놀란 플루토스가 상위의 힘(Satan)에게 도움을 구하는 소리라고도 하고, 파페는 교황(Pope)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뜻은 아직도 모른다. 알레프(Allepe)는 히브리어 알파벳의 첫 글자이다.
4행, ‘두려움이 너를 그르치지 않게 하라(Let no fears do thee wrong -Sayers).’는 버질이 단테를 격려하는 말이다. 8행 ‘입 닫으라. 저주받은 이리야! 너 자신의 분노로 네 속을 태워버려라.'는 말은 최악의 저주이다(Singleton). '미가엘(계12:7~9)이 대담한 공격(the bold assault 11행)으로 원수풀이를 한 바'는 사탄이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를 끊어 놓는 행위에 대한 복수이며, 이를 '오만한 간음'으로도 번역된다. 플루토스는 그리스 신화의 부(富)의 신이며, 하계(지옥)의 신(神)으로서 불교의 지장보살과 약간의 공통점이 있다. 부요 및 평화의 상징으로 묘사되어 있다.단테는 자기 식으로 변조하여, 부의 신은 인류로부터 평화(平和)를 앗아간 원수(怨讐)(6-15행)로 보고 있다(딤전6:10).부에 대한 그리스적 해석과 단테의 해석은 정 반대이다. 청부(淸富)도 있지 않는가? 부를 하나님으로 섬길 때 이것은 인류에게 화근(禍根)이 된다. 가난 만이 좋은 것일까? 뼈저린 언덕(17행)은 제4환을 가리킨다.
2)인색(吝嗇)과 낭비(浪費)의 두 패거리(19-36행)
‘이 누구신고(20행)’-하나님의 형벌을 받는 장본인들이다.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을 두려워하는 사회에 진정한 기강과 질서유지가 있다. ‘카리디 위의 물(23행)’은 이태리 남단의 장화 끝모양과 메시나(카리디)해협을 가리킨다. 정반대 방향에서 오는 '해류가 맞부딪혀 파도는 파도와 부딪혀 부서지는데(22행)' 는4환 구렁의 망자들의 모습을 비유(22-23행)한 것이다. ‘지옥의 어떤 환보다' -'far more than were above(25행)’이다. 시지프스 신화를 연상시킨다(27행). 거대한 바위를 산위에 들어 올리고,올리면 굴러 떨어짐의 반복이 얼마나 지겹고 무의미할까? 탐욕의 결과및 무익하고 희망없는 노동만큼 무서운 형벌은 없다. 대체로 노동자들은 반복 동작에 시달리고 있다. 30행의 이태리 원문"perche tieni"? "perche burli"?의 직역은 ’왜 너는 인색 하느냐?, 왜 너는 낭비하느냐?‘ 이다. 최민순역은 '돈 모아서 요 꼴이냐'? 또 '탈탈 털어서 요 꼴이냐?'라 했는데 풍자적 의역이다. 4환의 양쪽에서 서로 맞은편으로 돌면 필경 한 지점에서 부딪히고, 욕을 하고선 뒤로 돌아 원을 돌면, 또 한 점에서 만나 충돌한다. 끊임없이 추구해도 만족이 없는 것이 재물이다. 무한히 불만스러운 것이 금전추구(金錢追求)이다. 다시 충돌을 위해 저마다 반원을 돌아간다(35행). 25행-’부‘를 남용(濫用)한 죄는 보편적(普遍的)이다.
3)황금이 평안을 주지 못하노라(37-66행)
① 성직 남용자들(37-49행)
까까머리(빡빡머리 39행), '첫 번째 삶'은 현세의 삶이다(40행). 교황과 추기경들을 낭비자의 첫 순위에 둔 단테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당시 고위 성직자상의 반영이다. 중이 고기 맛과 성직자가 돈 맛을 보면 지옥행의 지름길이다. 교권과 금력의 커넥션을 삼가해야한다.'같은 죄악(50행), 즉 과다지출은 탕자, 과소지출은 인색자 는 설사와 변비의 관계와 같다.
②황금은 인간성을 앗아간다(50-66행)
단테가 이들 중 몇 명을 알아낼 법하다(51행)하니, 베르길리우스 가로되 황금에 맛들인 자들은 천편일률(千篇一律)의 얼굴이라 한다. 환언하면- 개성, 인격을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이다. ‘풀어 헤친 머리 (stripped of its very hair,56행)'는 이태리속담에 노름하다가 돈을 잃으면‘머리털까지 털어 먹는다'고 한다. 사람들 즉‘야단법석(野壇法席)’은 불교에서 야외의 불법강의를 뜻한다. 돈 법석(63행)은 돈으로 시끌벅적하다는 뜻이다.
‘이 세상이 즐기는 재물로는 네 근심과 고초를 못 면 하리.
또 숨질 때 위로를 못 얻으며 저 천국에 갈 길도 못 찾으리.’(찬송가 179장3절)
4)행운(幸運)과 재화(財貨)(67-100행)
‘내 가르치는 말(72행)’은 5세기 로마의 집정관, 철학자 보에티우스의 사상이다."도대체 너는 돌아가는 수레바퀴를 멈추게 할 셈이냐! 모두 죽어 없어질 것들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 너 인간아, 만일 행운이 언제까지나 머물러 있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이미 행운이 아니니라". 인색자와 낭비자에 대하여 말한 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의 입을 빌어 중세와 르네상스작가들(보에티우스, 페트라르카, 보카치오,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주제였던 행운(운명의 여신)에 대하여 교훈한다. 행운은 수레바퀴를 돌리는 여성으로 상징된다. 행운은 사람의 흥망을 지배한다. 단테는 보에티우스의 철학사상을 빌어서 행운과 불운의 천사가 하나님의 일(재화분배)을 대행한다는 것이다. 단테의 문학세계에서 행운의 여신은 사람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목적을 수행하는 천사이다. 말하자면 단테는 이교(異敎)의 여신(행운,불운)을 기독교화 한 것이다.‘운행할 자(74행)’는 천사이다. ‘다스리고 안내할 자(78행)’는 그것을 전적으로 맡아 보는 운명이라는 여신이다.
‘그 선고는 풀 속의 뱀처럼,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82행, 김문해역), '이 자가(87행)’- 운명의 여신이다. ‘필연은 운명을 빨리 움직이게 한다. 부침(浮沈,90행)은 유전(流轉)으로도 번역, 뜨고 가라앉음이다. ’십자가에 그이를 못 박으니라(93행)’, 운명의 여신을 욕하고 저주(詛呪)함이다. ‘내 떠날 제(98행)’는 4월8일 성금요일이다. ‘벌써 다 졌으니(99행)’- 지옥행의 제2일 째이다.
5)스틱스 늪의 분노자(忿怒者)들(101-130행)
스틱스(Styx)는 지옥의 2 번째 강이름이다. 지옥의 모든 강들은 서로 연결 되어있다. 아케론강에서 흘러내린 물이다. 스틱스는 슬픔이란 뜻이 있다(108행). 여기 지옥의 제5환은 분노자들이 고통당하는 곳이다. ‘폭발성의 분노자들(109-114행)’은 분노를 이겨내지 못한(116행)망자들이다. '내성적 분노자들(118-120행)’은 물밑에서 한숨을 물거품으로 뿜어 올린다. 진흙에 묻힌 자들의 넋두리(121-126행)이다. ‘갈그랑거린다(126행)’- 목구멍에서 가래가 섞여 나오는 소리(gargle)이다. 단테의 금전관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아도 본질을 꿰뚫고 있다. 수전노와 탕자들의 심리를 너무나 잘 묘사하고 있다. 이들 중에 성직자들이 먼저 나오는 것은 충격적이다.‘운명의 여신’이 재보(財寶)를 모두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의지가 중요하다. 청부(淸富)와 성숙한 자본주의를 무조건 죄악시 할 것은 아니다. 싸움과 전쟁의 원인이 탐욕(貪慾)에서 비롯한다. 재물은 인간의 문제를 긍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오디세이아"의 '참아라, 마음이여 이보다 더 비열한 일도 참았었다'라는 경구는 모든 분노자에게 주는 교훈이다.
(2005.11.12) 홍응표 씀 2015. 12. 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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